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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경고' 이상기후…사라진 꿀벌은 알고 있었다

사회

연합뉴스TV '지구의 경고' 이상기후…사라진 꿀벌은 알고 있었다
  • 송고시간 2024-09-16 10:53:11
'지구의 경고' 이상기후…사라진 꿀벌은 알고 있었다

[앵커]

예년보다 길어진 찜통 더위에 지구 온난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 한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이상기후가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생물이 꿀벌이라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성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의왕의 양봉농가.

벌통 근처 곳곳에 꿀벌의 사체가 널려있습니다.

여기 한쪽에 쌓여있는 벌통들이 다 폐사한 벌통입니다. 이 농가는 지난해 150개의 벌통을 키웠는데, 올 초 동면이 끝나고 살아남은 건 단 22개에 불과했습니다.

생존률이 15%가 채 안되는 겁니다.

양봉협회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폐사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남으로 78%였고 나머지도 대부분 50~60% 수준이었습니다.

꿀벌 폐사의 주요 원인은 말벌과 응애, 그 중에서도 진드기의 일종인 응애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꿀벌의 면역력이 약해지는데, 이상기후로 매년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응애의 공격에 더 취약해지는 겁니다.

<장성범 / 경기 의왕시> "지금 뭐 모든걸 총동원해서 하고 있지만 내년 봄에 2월 쯤에 (동면이 끝난) 벌을 깨웠을 때 몇 통이나 살아남았을지…"

더 심각한 문제는 벌 개체수 감소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 인류의 식량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벌은 꽃가루를 나르며 식물의 수분과 작물 생산을 돕는 매우 중요한 '화분 매개자' 역할을 합니다.

전 세계 농작물 중 75%가 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에 의해 수분되는데, 이게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겁니다.

농작물 타격은 초식동물의 먹이 부족으로 이어지고, 육식동물까지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연쇄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화분 매개 생물 감소로 건강한 작물이 줄어 매년 40여만 명씩 목숨을 잃고 있다는 하버드대 연구팀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팀 뉴볼드 / 영국 보존 생물학자> "농업과 기후 변화의 영향은 수분 곤충에 훨씬 강하게 미칩니다. 농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더 많은 토지가 필요하게 되겠죠. 앞으로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요."

이상기후를 통해 우리에게 비극을 경고하고 있는 지구, 인류가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ssh82@yna.co.kr)

[영상취재 기자 김봉근]

#이상기후 #꿀벌 #식량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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