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폭염에 가장 취약한 군으로 손꼽힙니다.
작업중지권이 있긴 하지만 폭염을 이유로 실제로 썼다는 노동자는 드문 실정입니다.
박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무더위에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에 한창입니다.
오전 작업을 끝내자 한낮 기온은 35도. 쉼터에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하고,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힙니다.
<조정석 / 건설 현장 안전 전임> "1단지 5개, 2단지 5개 총 열 군데 정도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활동을…."
대형 건설사 현장 상황이 조금 나을 뿐, 건설업계 전반의 실상은 다릅니다.
건설노조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동자 15%가 물조차 제공받지 못했고, 폭염 경보 때 작업을 중지했다는 노동자는 18%에 그쳤습니다.
작업중지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해봐야 안 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고, '현장에서 쫓겨날까 봐' 혹은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응답도 각각 26%에 달했습니다.
기업들이 나서 폭염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공기를 맞춰야 하는 건설업 특성상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낮은 것입니다.
<전재희 /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맨 밑에 위치하다 보니까 언감생심 더워서 일을 못 하겠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구조가 되어 있고요. 노측이 됐든 사측이 됐든 정해진 공기 내에 공사를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좀 더해지다 보니…."
올 들어 폭염으로 접수된 산업재해 신청 9건 가운데 6건은 건설업에서 나왔고, 온열질환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습니다.
기후변화로 폭염 일수는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작업중지권 강화는 물론 폭염 대비책도 법적 강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폭염 #건설현장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