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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신발 벗기도"…1호 기관사가 기억하는 50년 전 모습은

사회

연합뉴스TV "지하철에서 신발 벗기도"…1호 기관사가 기억하는 50년 전 모습은
  • 송고시간 2024-08-14 07:21:45
"지하철에서 신발 벗기도"…1호 기관사가 기억하는 50년 전 모습은

[앵커]

지하철이 50년의 역사를 이어가기까지는 승객의 발을 책임지는 기관사들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50년 전 첫 지하철 개통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1호 기관사가 기억하는 초창기 모습은 어땠을까요.

김민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1974년 8월 15일, 청량리에서 서울역 구간 운행이 시작된 첫 날.

떨리는 마음으로 첫 열차의 운전대를 잡았던 조상호씨에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조상호(85세) / 서울지하철 1호 기관사> "조금만 기다리면 (개통식 기념) 대통령 내외분이 곧 도착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앉을 방석이랑 싹 없어지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하고 있는데 (운전을 끝내고) 택시를 타니까 택시에서 육영수 여사 저격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처음 지하철을 대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천태만상이었습니다.

<조상호(85세) / 서울지하철 1호 기관사> "정지선에 열차가 서 있으면 자기 앞까지 오라고 손짓하는 사람도 있고, 시골에서 오신 분들은 들어와가지고 의자에 앉으면서 신발 벗어가지고…."

초창기 시절, 어두운 선로를 걸어가던 노인을 구조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말합니다.

<조상호(85세) / 서울지하철 1호 기관사> "신설동에서 내려야 되는데 동대문까지 가버렸어. 물어보니까 저쪽으로 더 가야 된다고 하더래. 누가 안보는 사이 할머니가 깜깜한데 선로 터널로 들어선 거야. 그러니까 신설동까지 걸어가려고…."

첫 기관사를 지내며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래도 수많은 시민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에 무엇보다 큰 자부심을 느껴왔다는 조 씨.

근무기간 틈틈이 모아왔던 각종 자료와 경험담 등을 담아 최근 자서전을 낸 것도, 지하철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습니다.

지하철 개통 50주년을 맞아 감회가 남다르다는 조씨,

앞으로도 꾸준히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교통수단이 돼 주길 바라며 후배 기관사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조상호(85세) / 서울지하철 1호 기관사> "내가 퇴직한 지가 24년이 지났는데 24년 동안 우리 후배들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 세계 1위 수준에 있잖아요. 이걸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하는 노력보다 더 많이 해야 된다…."

연합뉴스TV 김민혜입니다. (makereal@yna.co.kr)

[영상취재 기자 최승열]

#1호_기관사 #지하철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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