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입원환자의 치료 기록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치료비를 과다 책정해 10억원에 가까운 실손보험금을 챙긴 병원장과 가짜 환자 등이 적발됐습니다.
심지어 병원은 치매 증상이 있는 의사를 채용해 형식적으로 진료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환자복을 입은 아내가 손짓하자, 남편이 도수치료를 받기 위해 치료실로 들어갑니다.
같은 날 남편은 전신 마사지 치료까지 받습니다.
아내는 이 병원에서 암 재활치료를 받아왔는데, 아프지도 않은 남편에게 각종 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이러한 허위 진료를 할 수 있었던 건 병원 측의 유도 때문입니다.
병원장인 50대 한의사 A씨는 60대 간호사 B씨와 짜고 이러한 방식으로 치료 횟수를 늘렸습니다.
<최해영 / 부산경찰청 형사1팀장> "실손보험 잔여한도액만큼 도수치료나 고주파치료 이런 것을 결제한 다음에 그 금액만큼 치료 기간 중이나 퇴원한 이후에 (아프지 않은) 남편이나 엄마가 대신 가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실손보험금이 많이 나오는 고주파 치료비를 타내기 위해 사람 없이 베개만 놓고 기기를 작동시키기도 했습니다.
이 한의원은 양방 진료로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70대 의사를 채용했는데, 의사는 형식적으로 진료했을 뿐 모든 실무는 간호사가 도맡았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의사는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치료 기록을 부풀려 병원비를 많이 받은 만큼,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보약을 지어 주기도 했고, 전체 진료비의 10%를 돈으로 챙겨줬습니다.
병원장은 의약품 공급업자로부터 1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챙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최해영 / 부산경찰청 형사1팀장> "병원에선 약재값을 부풀려서 환자에게 부담시키고 환자들은 부풀린 약재값만큼 보험회사에서 보전받으니 결국 그 리베이트는 보험회사의 부담으로 돌아갔습니다."
2022년 6월 개업일부터 올해 3월까지 이 병원이 챙긴 실손보험금은 9억6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병원장과 상담본부장 역할을 한 간호사 등 2명을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가짜 환자 96명 등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영상촬영기자 : 이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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