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자국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맞대응하겠다는 건데, 중국과 이들 경제권과의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이달 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한 지 열흘 만에 미국에서는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3배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시작됐습니다.
현재 7.5%인 관세는 25%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조선과 해양, 물류 분야는 물론, 중국산 전기차와 태양광·친환경 에너지 제품까지 미국은 관세 인상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집권 시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못 박으면서 앞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 국무장관> "중국이 이런 제품들을 전 세계 수요의 100% 이상을 생산하면서 시장에 넘쳐나고 경쟁을 저해하며 전 세계의 산업 생태계와 기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런 고관세에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처음으로 마련했습니다.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고관세를 부과하면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시기에 맞춰 제14기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는데, 당장 미국 대선이 끝나는 12월부터 적용됩니다.
무차별적 무역보복을 규정한 미국의 통상법 조항인 '슈퍼 301조'의 중국판 버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타오 / 중국 외교부 북미국장> "미국은 다양한 구실을 사용하여 1,500개 이상의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해 불법적인 제재를 가했습니다. 이게 공정한 경쟁입니까?"
EU 역시 중국의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등에 대한 제재에 착수한 상태로, 현재 중국 자동차에 부과되는 10%의 관세가 더 높아지면 중국 전기차 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다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인도와 브라질까지 제재에 참여하면서 전방위 무역 전쟁으로 확산된다면 우리나라에도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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