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열 아홉살의 대학생이 결국 숨졌습니다.
이렇게 연인이나 연인이었던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한해 2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숨지고 있는데요.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일 한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엄마에게 전화를 겁니다.
<이효정 / 데이트 폭력 피해자 (생전 통화 내용)> "여보세요 (얼마나 맞았어) 많이 (어디 갔어) 지금 옆에 있어 나 자는데 갑자기 찾아와서 때렸어."
병원에 입원한 딸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눈과 다리는 피멍이 들었고, 목에는 졸린 흔적이 선명합니다.
효정 씨를 때린 건 동갑인 전 남자친구 김모 씨.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효정 / 데이트 폭력 피해자 (생전 통화 내용)> "엄마 얘가 일방적으로 우리 집 비번 뚫고 들어와서 나 자는 거 보고 때렸어."
얼굴 등을 심하게 맞은 효정 씨는 거제의 한 병원에서 뇌출혈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던 지난 10일 상태가 악화됐고, 효정 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이들은 3년 정도 만남을 이어왔는데, 교제기간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된 건만 11건에 달했습니다.
그때마다 피해자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데이트 폭력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와 달리 일반 폭행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제도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습니다.
재작년 기준 '데이트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200여 명.
전문가들은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신고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트 폭력 재범률은 70%에 달하지만 피해자 보호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영상취재기자 김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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