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작년 말 허위로 뇌전증 진단서를 끊어 제출하는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공모한 일당이 대거 검거돼 사회적 파장이 일었는데요.
검찰이 종전과 달리 죄목을 추가 적용해 1심에서 일당들의 범죄수익 환수를 이끌어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유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작년 12월 브로커 2명에서 시작된 병역 비리 수사.
연루된 인물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오면서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뒤흔들었습니다.
프로축구 선수 김명준과 김승준,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뿐 아니라 배우 송덕호, 래퍼 라비 등까지 무려 약 100명이 이들 브로커 도움을 받아 병역을 피한 것으로 밝혀진 겁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뇌전증 환자로 행세해 의료기관에서 허위 진단서를 받아 병무청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인데, 이렇게 해서 브로커 두 명이 챙긴 돈은 16억원에 달했습니다.
<병역 브로커 김 모 씨 / 지난 1월 9일)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 (의료인들이랑 결탁한 의혹도 있는데 인정하세요?) …."
작년 이후 이런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환수할 수 있지만, 시기를 봤을 때 이들 브로커의 경우 개정된 병역법을 적용할 수 없었던 상황.
검찰이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법리 검토 끝에 찾은 묘수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혐의 적용이었습니다.
이 혐의는 허위 사실을 공무원을 통해 그대로 공문에 기재되도록 할 경우 성립되는데, 뇌전증 진단 과정의 특수성에서 실마리를 얻은 겁니다.
<김원재 / 서울남부지검 검사> "뇌전증 특성상 환자 진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병무청도 뇌졸중으로 진단할 수밖에 없던 점이 고려됐던 것입니다. 검은돈을 환수하기 위해 최초로 적용해 처벌한 것입니다."
결국 이들 브로커의 범죄 수익 16억원은 법원 판단에 따라 박탈됐습니다.
브로커와 면탈자 등 이번 사건 관련자 130명 모두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고, 이 중 9명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유아입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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