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후반에 접어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140개가 넘는 메달을 따냈습니다.
이 가운데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낮은 기대와 열악한 여건을 딛고 태극기를 빛낸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박수주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함성 속에 주자들이 전력으로 질주합니다.
남자 계주 400m에서 3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건 대한민국.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던 우리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았습니다.
38초 74. 4위와는 불과 0.07초 차이.
이정태, 김국영, 이재성, 고승환은 한국 신기록 타이기록으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메달 맥이 끊긴 불모지에서 무려 37년 만에 값진 열매를 맺었습니다.
국가대표 생활 16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선 육상 단거리 간판이자 맏형 김국영은 "더 큰 승리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카누는 비인기 종목을 넘어 있는지도 모르는 '비인지 종목'으로 꼽히지만, 벌써 은메달 3개를 획득했습니다.
카약 2인승 500m와 남녀 카약 4인승 500m에서 2위에 올랐는데, '빌린 배'를 타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거둔 성과입니다.
국제 대회에 전용 배를 갖고 다니는 1위 중국과 달리 우리 대표팀은 훈련 때도 국내 실업팀에 배를 빌려야 하는 형편이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단체전을 휩쓸며 2관왕에 오른 사격 러닝타깃 남자 대표팀은 뜨거운 눈물로 그간의 설움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등록 선수가 단 8명뿐인 열악한 상황에서 빚어낸 금빛 영광이 종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도 내비쳤습니다.
<하광철 / 사격 러닝타깃 남자 국가대표> "저희가 이렇게 좋은 성과 내고 방송에 많이 나오면 그래도 운동을 생각하는 학생들이나 조금 더 이 종목에 관심을 갖고…"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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