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쏟아진 폭우에 반지하 가구들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죠.
서울시는 반지하 가구를 점차 없애겠다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거주자 대다수가 저소득층으로 임대료 부담에 반지하를 벗어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고 호소합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이화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8일 시간당 100mm가 넘게 내린 폭우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반지하 주택 대부분이 침수됐습니다.
반지하 거주자 대다수는 친척 집이나 임시 숙박시설에서 복구가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지하에서 아예 나가고 싶어도 배 이상 임대료가 늘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곳의 반지하 주택 시세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40만 원 선.
<반지하 주택 거주자> "집을 못 구하겠더라고 제일 싼 게 2천만 원에 (월)60이니까 우리 늙은이들 어디 가서 60만 원 한 달에 내겠나 못 내는 거"
서울시는 반지하 가구를 앞으로 20년간 순차적으로 공공임대주택에 이주시키고 지상층 이주 시 월 20만 원 씩 최장 2년 간 월세를 보조하겠단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일흔을 넘긴 고령의 주민들은 멀기만 한 대책에 보증금까지 생각하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 주거는 65세 이상 노년 가구주가 5명 중 1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득 수준으로는 저소득층이 약 75%에 달했습니다.
침수 당일 새벽 5시까지 물을 퍼나르며 고생했다는 주민은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박환태 / 반지하 주택 거주자> "코앞이 문제지, 20년 되면 우리 다 죽고 없을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제 당장 옮기라 해도 이제 몸이 너무 지쳐가지고…"
물이 밀려 들어오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는 거주자들.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집 문턱을 높이는 등 당장 실현 가능한 대책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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