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독일 등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를 정상보다 20% 줄이겠다고 통보하자 유럽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가스 가격은 즉시 급등했는데요.
유럽연합은 내년 봄까지 가스 수요를 15% 줄이겠다는 합의를 이뤘지만, 일부 회원국이 반발하고 예외조항도 많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다미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가 독일 등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가스 공급을 열흘 간 끊었다가 40%만 재개한 지 나흘 만에, 다시 20%로 옥죄기로 한 것입니다.
러시아는 "독일에 수리를 맡겼던 가스관 터빈 상태를 파악할 수 없다"며 공급 파행 이유를 서방으로 돌렸습니다.
유럽의 에너지 불안이 커지면서, 가스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26일 기준 가스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 뛴 197유로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한 271유로 이후 최고치입니다.
<레오폴드 폰 브룩만 / 독일인> "그것(가스 차단)은 모든 것에 완전히 영향을 미칩니다. 공공시설인 병원은 가스로 난방을 하기에 (가스 차단은) 치명적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유럽행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지만, '절약'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은 내년 봄까지 가스 사용을 15% 줄이자고 회원국들에 제안했지만, 이탈리아, 헝가리 등 일부 회원국들은 반발했습니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5%에 달하는 독일을 배려하기 위해 자국민들에게 부당한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트린 것입니다.
결국 유럽연합은 가스 감축 의무와 관련한 여러 예외조항 추가하는 등의 수정 사항을 담아 합의를 이뤘습니다.
<카드리 심슨 / 유럽연합 에너지 정책 담당 집행위원> "가장 중요한 결과는 우리가 지금 가스 절약을 시작하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도 조정된 방식으로 함께 행동할 청사진이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이 결속을 통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이겨내고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정다미입니다. (sm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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