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오대산 자락에는 매년 봄이 되면 알을 낳으려는 개구리들이 도로를 건너다 수천 마리씩 로드킬을 당하는 곳이 있습니다.
올해도 마을 주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개구리 구조작전에 나섰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땅속에 파묻어 둔 플라스틱 통에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나 알을 낳기 위해 도로를 건너려던 큰산개구리와 두꺼비입니다.
산란기마다 집단으로 로드킬을 당하자 주민들이 도로변에 통을 설치해 직접 구조에 나선 겁니다.
<고광석 / 마을 주민> "도로가 막 비 오는 날 같은 경우는 다음 날 아침에 가보면 비린내가 나면서 전부 다 개구리 죽은 거였으니까요."
안전 펜스 700m 구간 아래쪽을 그물로 막고 땅속에 플라스틱 통을 묻으면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통 쪽으로 몰리면서 갇히게 됩니다.
이후 도로 건너편 산란지인 웅덩이에 풀어주는데, 이른 봄 마을의 연례행사가 됐습니다.
올해로 벌써 9년째 구조작전을 이어오며 5만여 마리의 산란을 도왔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땅을 산란장으로 내놓았고 십시일반 비용을 모아 생태환경 지킴이로 나섰습니다.
덕분에 오대산의 생태계도 건강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강희진 /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로드킬 예방 활동으로 인해 양서류의 개체 수가 증가하였고 양서류를 먹이원으로 하는 조류, 뱀, 수달과 같은 상위 포식자의 개체 수도 함께 늘었습니다."
올해만 벌써 7,500여 마리의 생명을 구했지만, 여전히 하루 수백 마리가 로드킬을 당한다며 아쉬워하는 주민들.
내년에는 300m를 더 늘인 1km 구간에 그물을 치고 더 많은 개구리와 두꺼비를 구조한다는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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