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남부 일부 도시를 점령한 것 외에 전과를 올리지 못한 가운데 기간시설은 물론 민간인 지역까지 가리지 않고 포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과거 체첸과 시리아 내전에서 보여줬던 전술을 보면 이후 행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진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2일째.
헤르손과 마리우폴 등 남부 해안지역 일부 도시를 점령한 것 이외에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러시아군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펼치는 저항의 규모와 강도에 놀란 러시아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마리우폴 등 다수의 인구 밀집지역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인의 사기를 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미 유사한 전술을 1999년 체첸과 2016년 시리아에서 구사한 적이 있어 두 전쟁의 진행 양상을 보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BBC도 지금의 양상을 체첸과 시리아 전례와 비교했을 때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반 / 하르키우 주민> "이곳에서 총을 쏘는 러시아 군인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민간인들과 아이들이 여기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기를 바랍니다"
BBC에 따르면 1994년 체첸을 침공한 러시아군은 좁은 도로에서 장갑차 대열이 매복 공격을 받아 파괴되고,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었습니다.
이에 몇 주만에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집중적인 포격과 폭격을 가해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또 2016년 반군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을 구하기 위해 개입한 시리아 내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벌일 시가전에 대비해 시리아 전투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가 문화적인 동질성이 강한 우크라이나에도 이슬람권인 체첸이나 시리아에 가했던 것과 같은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을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박진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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