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10주기를 계기로 북한과 중국이 우호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추모행사가 열린 주중 북한대사관에 고위급 인사를 대표로 파견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베이징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추모행사는 언제 열린 겁니까?
[기자]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10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건 어제(16일) 오후입니다.
리룡남 북한 대사 주재로 열린 추모행사에 중국은 왕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냈습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왕 부위원장은 리 대사를 만나 "김정일 위원장이 북·중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는 물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수호하며, 양국 인민을 더욱 행복하게 할 것을 희망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에 리 대사도 북·중 관계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왕 부위원장의 행사 참석 외에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헌화하는가 하면, 북한주재 중국 대사를 통해서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에도 꽃바구니를 보냈습니다.
역대 김정일 사망과 관련해 별도의 행사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10주기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이번에 별도로 행사를 마련하고 중국에서도 고위급 인사가 방문한 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강력한 공세 속에서 우방과의 관계 강화가 필요한 만큼 이번 행사가 양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대사가 주최하는 행사에 중국이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급 인사를 보낸 것을 두고는 북·중 간 우호 관계를 존중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동시에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북한에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깊어지는 미중 갈등 양상 속에서 북한은 노골적으로 '중국 편들기'에 나서며 밀착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이달 초 미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두고는 "내정간섭의 도구"라며 중국을 지원 사격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양국 국경일을 비롯해 계기마다 축전을 교환하는 등 우호를 과시해 왔습니다.
[앵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이 이번에는 중국 정부 기관과 기업에 대한 무더기 제재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도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을 이유로 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은 중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와 터키 등 모두 37개 기관과 기업에 대한 수출 제재 방침을 밝혔습니다.
"생명공학과 의학은 생명을 구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중국은 이를 종교와 인종적 소수자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중국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을 비롯해 산하 11개 연구소가 포함됐습니다.
미국의 국토안보부는 신장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데 중국 정부와 협력하는 단체들의 명단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 의회는 강제 노동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중국 신장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 노동 금지법'을 처리했습니다.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전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신장산 물건의 수입은 모두 금지됩니다.
중국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신장 문제를 고리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것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의 발전을 막기 위해 반복적으로 정치적인 조작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오리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5일)> "인권을 앞세워 정치적 공작과 경제적 횡포를 일삼는 것은, 신장을 통해 중국을 제재하고 발전을 억제하려는 것입니다. 그들의 사악한 음모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앵커]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두고 중국은 유럽과도 충돌하고 있는데요.
이달 예정됐던 유럽연합 EU와 중국 간 연례 정상회담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연말로 예정됐던 EU와 중국의 연례 정상회담이 내년 1월로 연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통은 인권과 경제, 무역에 관한 의견 불일치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도 중국과의 관계에서 비교적 실용적 접근을 해 온 EU가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게 된 것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면서부터입니다.
EU는 지난 3월 위구르족 탄압 책임을 물어 중국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는데, EU가 인권 문제로 중국을 제재한 것은 지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두고도 EU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리투아니아가 지난달 '대만 대표처' 개설을 허용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했지만, EU는 리투아니아를 두둔하기도 했습니다.
유럽 정치권에서는 반중 정서가 강하게 분출되는 가운데, 최근 유럽 국가 의원들이 대만을 공식 방문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있는 상황도 연례 정상회담이 미뤄지는 이유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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