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우 오만석 씨가 개성 강한 9인의 캐릭터로 뮤지컬 무대에 올랐습니다. 촌각을 다투며 빠르게 모습을 바꿔야 해서, 무대 뒤가 더 바쁘다고 하는데요.
정다예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공연이 한창인 무대 뒤 편, 배우 오만석이 들어와 급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합니다.
일체형 정장을 입고 새 수염을 붙인 뒤, 모자와 지팡이까지 챙기며 완벽 변신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6초.
난봉꾼 한량, 수다스러운 성직자, 시골의 대지주까지,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에서 오만석은 귀족 가문인 '다이스퀴스'의 후계자 9명을 혼자서 연기합니다.
<오만석 / 배우> "1막은 그냥 무대 뒤에서 옷 갈아입다가 끝난다고 보면 될 정도로…너무 촉박하다 보니까 몇 초 늦게 나가게 될 때도 있어요."
작품은 1900년대 영국, 가난한 청년 몬티 나바로가 다이스퀴스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선순위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해나가는 살인극이지만, 기상천외한 수법들로 유쾌하게 풀어갑니다.
1인 9역은 단연 극의 백미. 살아있는 애드립과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는 극의 풍성함을 더합니다.
<오만석 / 배우> "감사하게도 의상에 힘이 있는 거 같아요. 의상을 갈아입으면 그 의상에 맞게 몸이나 마음이 움직여지는 거 같아요."
극은 단순히 웃음으로 끝나지 않고 그 뒤에 가려진 인간의 욕망과 위선을 그립니다.
유연석과 이석훈, 이상이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내년 2월까지 무대를 찾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ye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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