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지낸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과거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세계은행 가입을 제안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이 대외적으로 메시지를 내기 시작한 건 다시 대화에 나설 의지를 보인 것이란 평가도 내놨는데요.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지내며 북미협상을 주도한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방북해 비핵화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의 하나로 세계은행 가입 의향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물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변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비건 / 전 美대북특별대표> "나는 이 계획을 세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연구한 끝에 들은 김 위원장의 대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바라보면서 "세계은행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결국 유감스럽게도 이같은 구상은 북한보다는 미국에 훨씬 더 매력적인 미끼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특수성을 고려해 그들에게 맞는 인센티브의 적절한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최근 북한이 일련의 대미 성명을 발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배경으로 한 김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한 건 대화 재개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 전 美대북특별대표> "북한이 외부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조건들을 고려하고 있고 그 조건 하에서 세계와 다시 접촉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종전선언이 한반도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를 표하면서 모멘텀 구축을 시작할 수 있는 일련의 조치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선,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성명이라며 과장해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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