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와 대통령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이번에는 유럽연합, EU와 러시아가 이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충돌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압승에 불복하는 저항 시위가 계속되는 벨라루스.
이번에는 유럽연합과 러시아가 벨라루스사태 해법을 놓고 부딪치고 있습니다.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서방 국가들과 벨라루스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노리는 러시아의 입장이 충돌하는 겁니다.
유럽연합은 벨라루스의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부정 선거와 시위대 탄압에 책임있는 이들에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샤를 미셸 /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8월 9일 벨라루스에서 선거가 열렸습니다.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으며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지도 않았습니다"
유럽연합은 또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폭력을 규탄하면서 불법 구금된 사람들을 석방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벨라루스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정상들과 한 연쇄 통화에서 '벨라루스 내정에 대한 외부 개입과 벨라루스 지도부에 대한 압박 행사가 용납될 수 없다'는 취지 강경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의 요청 시 러시아가 즉각 안보 보장을 위한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정권과 러시아 간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벨라루스 사태가 국제적 사안으로 확대되면서 앞서 정치적 갈등이 러시아의 개입을 거쳐 내전으로까지 이어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상현입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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