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에 의해 숨진 사건으로 촉발된 '반 인종 차별시위'가 미국 전체로 번지며 악화일로입니다. 또 미국을 넘어 프랑스와 독일 등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밤 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후 일주일 넘게 시위가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에서 시위는 점점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미 정부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선포하고 경찰에 이어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 폭력 시위 진압에 나섰지만, 시위대를 막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백악관 인근에서도 최루탄과 고무탄까지 등장했지만, 시위대를 해산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더기 체포가 잇따랐고, 경찰이 총격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현역 흑인 의원이 수갑을 차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젤러 마이리 뉴욕주 상원의원이었는데요. '평화적 시위' 도중 경찰이 자신에게 수갑을 채우는 일을 겪었습니다. 몇 분 후 경찰 당국은 그의 신분을 인지하고 수갑을 풀어줬습니다. 마이리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자신이 풀려난 건 상원의원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덕분이었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다른 시위자들처럼 처리됐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수도 워싱턴DC는 전장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강경 대응을 천명한 가운데 워싱턴DC 상공에 군 전투 헬기까지 투입됐습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이 참여하는 중앙지휘본부도 꾸려질 예정입니다. AP 추산으로 미 전역에서 최소 5천600명이 체포됐습니다. 5명 이상의 경찰이 지난밤 총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시간 1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내 로즈가든 기자회견이 진행될 무렵 시위는 더욱 격화됐는데요. 중무장한 경찰 차량과 군인이 곳곳에 배치된 상황에서 이에 맞서 다양한 인종의 시위대는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대항했습니다. 시위 참여자 두 명의 목소리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이사벨 레이바 / 미국 뉴욕> "사람들은 이럴 때 흑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들은 이 나라에서 수백 년 동안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들은 경찰에 의해 거리에서 죽어가고 있고 우리는 전반적인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아올랏 살라미 / 미국 뉴욕> "제도가 바뀌길 희망합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거리로 나오는 데 지쳤습니다. 이런 시위는 매주, 매년, 5년마다 해야 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제 끝나야 합니다."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폭력 시위에 군대를 동원하겠다며 초강경 진압 방침을 밝혔었는데요. 현재 워싱턴DC 백악관 주변의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고요.
[기자]
워싱턴DC에 투입되는 주 방위군 병력도 늘어나는 등 시위 사태 격화와 맞물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국방부와 워싱턴DC 주변 기지들에 대한 병력 방호 수준을 높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에 있던 1천5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워싱턴DC에 추가 투입된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29개 주에서 1만8천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시위 현장에 투입돼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은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3개 지역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하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비밀경호국도 주변 도로들을 통제하며 보안 강화에 나섰습니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 주변에 2m가 넘는 높이의 쇠 울타리도 설치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시위 저지를 위해 군대도 동원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회견 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았습니다. 회견 시작과 교회 방문, 백악관 복귀까지 30분 동안이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에서는 성경을 들고 사진만 찍은 뒤 돌아온 것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요. 당파적 목적으로 종교를 이용했다는 지적도 있고요. 또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은 취재인 앞에 성경을 들고 섰어요.
[기자]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성경을 들고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불을 놨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자신도 성경을 들고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치유의 사령관'이 되라며 일침을 가한 겁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의 대통령이 불길을 부채질하는 사람이 아니라 치유의 사령관이었던 많은 전임자의 뒤를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를 찾아 성경을 들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벤트를 벌였던 것을 비판하면서 성경 구절과 전임 대통령을 따라 사태 수습에 전념할 것을 촉구한 겁니다.
[앵커]
같은 민주당 소속 뉴욕주지사와 뉴욕시장이 세계의 수도라고 불리는 뉴욕시에서의 폭력과 약탈행위에 대한 대응을 놓고 충돌했어요.
[기자]
포문을 연 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입니다. 그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을 향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 방위군 투입에도 반대하고 있다며 공개적 비판에 나섰습니다. 이번 시위 사태와 관련해 뉴욕시에 통행 금지가 실시된 가운데 약탈 행위가 발생했고, 이에 뉴욕시장과 뉴욕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나아가 더블라지오 시장에 대한 파면 권한까지 주장했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주 방위군을 뉴욕시에 투입할 필요도 없고 그것은 현명하지도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 훈련되지 않은 '외부의 군'을 투입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가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거센 시위가 있었어요.
[기자]
프랑스에서도 과거 경찰에 연행돼 숨진 흑인 청년 사건에 경찰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다시 격화하고 있습니다. 파리경찰청이 2016년 경찰에 연행돼 숨진 20대 흑인 청년을 기리는 추모 집회 개최를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수많은 시민이 모여 집회를 강행했고, 경찰청장은 경찰이 폭력적이고 인종차별을 일삼는다는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파리뿐 아니라 마르세유, 릴 등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집회가 이어졌고, 일부 시위대가 집기에 불을 지르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번지고 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기자]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은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시위로 코로나19의 대량발병 사태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양상에 비춰볼 때 앞으로 새로운 집단감염 또는 새로운 대규모 발병 사태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보건 당국자들은 전국적인 시위가 코로나19 확산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 국장도 시위가 새로운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아직 코로나19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들 집회로 인해 감염 확산에 불이 붙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김지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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