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전도', '인왕제색도' 등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가 다음 달 2일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개막합니다.
실제 눈앞의 풍경을 그린 진경산수화는 물론 상상 속 이상적인 산수를 담은 관념산수화, 옛 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고사인물화, 꽃과 새, 동물이 등장하는 화조영모화, 풀과 벌레를 소재로 한 초충도까지 정선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정선과 관련한 최대 규모의 전시입니다.
이번 '겸재 정선' 기획전에는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등 18개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165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는 국보 2점과 보물 6건(57점)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시 1부에서는 국보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 등 진경산수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합니다.
금강산의 실제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한 초창기 그림과 자유자재의 필법으로 특정 주제를 강조하거나 추상화한 완숙기의 그림을 비교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금강산과 동해(東海)를 주제로 한 1747년 '해악전신첩'도 이번 전시에 출품됩니다.
소나기가 내린 뒤 개기 시작하는 하늘 아래 웅장한 인왕산의 모습을 실감 나게 묘사한 '인왕제색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5월6일까지만 공개됩니다.
인왕제색도는 오는 11월부터 2027년 상반기까지 진행되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 목록에 포함돼 상당 기간 국내에서는 보기 어렵게 됩니다.
1천원 지폐 뒷면의 그림인 '계상정거도'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계상정거도는 퇴계 이황이 머물렀던 도산서당을 그린 것으로, 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에 실려 있습니다.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의 글씨에 정선의 진경산수화 4면 등을 곁들인 '퇴우이선생진적첩'은 2012년 9월 당시 국내 고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34억원에 삼성문화재단이 사들여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사립미술관으로 정선의 대표작을 다수 소장한 호암미술관과 시기별 주요 작품을 보유한 간송미술관이 함께 연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의 협력을 통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전시가 성사됐다"면서 "마치 장대한 금강산을 한 폭에 담아내듯 정선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문화재단은 창립 60주년 기념전인 이번 전시에 맞춰 이건희 선대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리움 명예관장으로 추대했습니다.
홍 전 관장은 2017년 관장직에서 물러났고 현재 리움미술관은 딸인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전시는 6월 26일까지 호암미술관에서 진행한 뒤 정선의 탄생 350주년인 내년 하반기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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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