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곧 개발될 땅이라며 토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2천여 명, 피해금은 5천억 원에 달합니다.
배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사무실, 서류들이 책장에 어지럽게 꽂혀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업체 '케이삼흥'입니다.
이들은 개발 예정지를 사들인 뒤 정부 보상금을 받아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보상 날짜나 금액을 알 수 없는 허위 매물이었습니다.
심지어 개발 사업 대상이 아닌 토지에 대해서도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를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금의 일부를 수익으로 지급하겠다"고 홍보했지만, 모두 사기였습니다.
해외 유명 기업 출신의 개발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며 최대 250%까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겁니다.
업체 측은 신규 투자자에게 뜯어낸 돈의 일부를 수익금인 양 기존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이른바 '폰지 사기' 수법으로 투자금 총 5천억원을 챙겼습니다.
2021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2년 반 동안 이 같은 수법에 2천명 이상이 피해를 봤습니다.
업체는 범행을 독려하기 위해 피해자를 많이 모집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임정완 /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2계장> "투자금으로 법인 차량을 구매하든지 피의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서 계속 범행을 이어 나가…"
경찰은 사기 등 혐의로 케이삼흥 대표 김현재 씨 등 주범 3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기고, 주요 영업책 19명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김 씨는 2007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부동산 사기를 벌여 실형을 선고받는 등 사기 전과만 22범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142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몰수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배규빈입니다. (beanie@yna.co.kr)
[영상취재기자 : 황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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