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뷰]
[앵커]
소설가 한강의 문장은 마치 시를 읽는 듯 아름답습니다.
한강 작가가 써 내려간 우리말의 글맛을 오롯이 살려 번역해 세계 무대에 내놓았기 때문에 노벨 문학상도 가능했을 텐데요.
번역가의 노력도 조명받고 있습니다.
서형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쥔 데는 본인의 문학적 역량과 함께, 번역가의 노력도 숨어있습니다.
한강의 문학적 성취를 세계로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가 꼽힙니다.
<데보라 스미스 / 번역가(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의 제 번역은 완벽하지 않아요. 완벽함은 번역가가 실패할 것임을 알면서 노력해야 하는 건데요. 실수가 불가피하다는 게 좌절하고 낙담하는 걸 막지는 못하지만, 항상 배우고 있습니다."
1987년생, 영국에서 태어난 스미스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어를 전혀 몰랐지만, 틈새시장이었던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고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한국학 석박사 과정까지 밟았습니다.
스미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만난 건 한국어를 배운 지 3년만, 소주, 만화, 형, 언니 같은 한국 고유의 언어를 구태여 영어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등, 한국어의 특징을 담아내려는 그녀의 노력은 남달랐습니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 역시 딸의 성공에 번역가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말합니다.
<한승원 / 한강 작가 아버지> "우리 한국어는 한국어 나름대로의 독특한 감각이 있어요. 그런데 외국에서 자라난 사람이 어떻게 한국어의 그 묘한 맛을 알 것인가…번역자를 잘 만나서 좋은 번역을 하게 됐고…"
시대를 마주하고 고통을 눌러쓴 작가 한강과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번역에 몰두한 스미스의 만남은 한국 문학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중요한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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