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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 벼가 웬 말?"…폐교가 논으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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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운동장에 벼가 웬 말?"…폐교가 논으로 둔갑
  • 송고시간 2024-07-24 20:10:06
"운동장에 벼가 웬 말?"…폐교가 논으로 둔갑

[앵커]

전국적으로 수백 곳이 넘는 폐교가 방치돼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전남 보성의 한 폐교에선 운동장이 논으로 둔갑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슨 일인지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4년 폐교한 전남 보성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높다란 담 사이로 교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교문 안에는 벼가 심어져 파랗게 물들었습니다.

임대 사업자가 폐교 운동장을 논으로 개간해 모를 심은 겁니다.

주민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류형래 / 보성 벌교읍 주민> "황당하고 뭐 할 말이 없죠. 옛 모습 그대로 놔뒀으면 좋을 텐데 모를 심었다는 게 참 저도 이해가 안 가네요."

동문들의 상실감은 더 큽니다.

<40회 졸업생> "마음이 좀 아프죠. 많이 아프죠. 저희도 1년에 한 번씩 추석에 선후배들 내려와서 여기서 공 차고 하고 그랬거든요."

보성교육지원청은 지난달 1일 마을 이장이 대표로 있는 한 영농법인과 3년간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딸기 등 특정한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고, 체험농장을 운영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약과 달리 벼를 심은 겁니다.

지역 주민과 동문은 현수막을 내걸고 원상복구를 촉구했습니다.

뒤늦게 현장을 확인한 교육지원청은 전체 면적 1만 7,400여㎡ 중 9,900㎡ 규모가 논으로 변한 걸로 추정하고 원상 복구를 명령했습니다.

교육지원청은 학교 부지 사용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기는 했는데요.

벼에 대한 소유권은 개인에게 있어 손을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농법인 대표는 "사업 부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벼를 심었다"면서도 "벼는 가을에 수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국적으로 1,300여곳의 폐교가 남아 있고, 350여곳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영상취재기자 이승안]

#폐교 #보성 #논 #개간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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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