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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명품리포트 맥

연합뉴스TV [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 2024-04-22 10:53:55

[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기자]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금리, 물가, 유가, 환율은 높고 미중 통상 마찰까지 경제에 좋은 소식이 드문 한 주였습니다. 부동산발 위기 확산 우려도 다시 커지는데요. 정부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진 한 주, 맑고 흐린 기업을 찾아 기업기상도 시작합니다.

첫 맑은 기업은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체들입니다. 인공지능 AI부터 전기차까지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목을 맞았습니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까지 호재가 널렸죠. AI 전력 수요도 천문학적입니다. 대표 AI인 챗GPT3를 한 번 학습시키는데 한국에서 1분간 쓰는 총 전력량이 든다죠. 전력기기 수요가 폭발한 이유인데요. 연간 영업이익이 최고 48%까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너무 전력을 많이 써서 지금 AI는 저전력이 화두죠. 그래도 전력기기 수요는 엄청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음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입니다. 기름값이 올라 힘들지만 여긴 웃습니다.

원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었죠. 통상 이럴 때 원유와 휘발유 같은 석유제품 값 차이, 정제마진이 커집니다. 유가가 뛰면 정유사가 돈을 버는 이유인데요. 이게 배럴당 4~5달러는 넘어야 하는데 1분기 평균 12.5달러였답니다. 작년 4분기 적자였던 SK 정유부문과 S-OIL은 흑자로 전환하고 GS와 현대의 이익 증가도 확실합니다.

다만 고유가는 고물가를 낳고 유화, 운송업엔 직격탄입니다. 모든 경제변수는 가랑비에 옷 젖듯 움직이는 게 최선입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 명품 온라인 판매 3사부터 보시죠. 허리띠 졸라매기로 수익성은 개선됐는데 성장성이 문제입니다.

매출이 심각합니다. 트렌비, 발란은 작년에 50% 이상, 머스트잇은 24.5% 줄었습니다. 코로나 보복소비가 끝나고 불황이 온 결과죠. 유명 배우 모델을 빼고 광고비, 인건비를 아껴 적자를 줄인 건 좋은데 3사 모두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습니다. 세계 최대 명품 온라인사인 파페치가 경영난을 겪다가 쿠팡에 인수된 것을 보면 나라 안팎의 사정이 비슷합니다.

대신, 중고 명품 거래는 20% 안팎 늘어났다죠. 갖고 있던 명품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싸게 명품을 사려는 수요가 겹친 덕입니다.

다음은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 웨이브, 왓챠입니다. 외래종 넷플릭스에 자꾸만 밀려 위기감이 커집니다.

한때 인수합병이 거론되던 왓챠의 경우 허리띠 졸라매기로 작년에 손실을 60%나 줄였지만 매출도 40% 줄어 430억원에 그쳤습니다. 티빙, 웨이브 사정도 별로 낫지 않습니다. 작년에 각각 1천400억원, 8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냈죠. 왓챠는 새 사업으로 흑자 전환을 다짐했고 티빙은 야구 중계 도입과 함께 웨이브와 합병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이 와중에 넷플릭스는 작년 3사 매출보다 큰 8천억원대 매출에 본사 송금이 6천억원 이상이라죠. 인수합병이든 킬러콘텐츠든 판을 바꿀 '한 방'이 필요합니다.

이번엔 DGB대구은행입니다.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데 불미스러운 일로 중징계를 받는 악재가 터졌습니다.

작년에 전해드린 건데요. 행원들이 제멋대로 1천500명이 넘는 고객 명의로 예금연계증권계좌를 대량 개설했다가 적발된 건입니다. 금융실명법, 은행법, 금융소비자보호법 정면 위반이죠. 8만5천명이 넘는 예금연계증권계좌 고객에게 이용약관을 안 주는 이상한 일까지 더해졌는데 금융위원회가 해당 업무 3개월 정지, 과태료 20억원을 부과했습니다.

은행 경쟁 확대가 시급해선지 금융위는 이번 건이 시중은행 인가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했지만 기존 은행보다 더 잘해도 찾을까 말까 한 타지 고객들에게 이런 일이 어떻게 비춰질지가 문제입니다.

마지막은 영풍, 고려아연그룹입니다. 한 지붕 두 가족의 불화,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 결별 직전까지 왔습니다.

배당, 신사업 건을 둘러싼 분쟁에 이어 공동구매, 공동영업 단절 소식이 들리더니 황산 취급대행계약도 끊어집니다. 그간 영풍 석포제련소의 비철금속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독성물질 황산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처리해왔는데 그만한다는 겁니다. 설비가 낡고 고려아연 몫의 처리도 달린다는 이유에선데 이렇게 되면 협업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기업이 필요하면 계약도 인연도 끊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소액주주나 직원 또는 업종 특성상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한 은행이 낸 '보통사람 금융보고서'란 것을 보니 작년에 가구소득이 4.7% 늘 때 소비는 5.7% 늘었답니다. 내수가 좋은 게 아니라 물가 탓이죠. 1분기 임금체불도 40% 급증했다는데요. 누가 뭐라든 문제는 경제입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PD 김효섭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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