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또 비트코인 열풍…이제라도 살까? 말까?
[오프닝: 정영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정영빈입니다. 한국 사회의 이슈를 발굴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하여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지금 시작합니다.
[영상구성]
[정영빈 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불붙고 있습니다. 이미 주식시장 거래규모를 뛰어 넘었습니다. 지난 22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일일 거래규모는 16조원. 그런데 바로 다음날,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24시간 거래규모는 25조 3천억원을 넘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 가상자산 거래액수가 증시보다 9조원 넘게 많아진 것입니다. 가상자산 가격 폭등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입니다. 그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가상자산의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 가상자산 전담 직책을 새롭게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정래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분위기 탄 비트코인…백악관에 전담직 신설 검토 / 정래원 기자]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 내내 '친(親)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당선인(7월 28일)> "미국을 지구의 가상자산 수도이자 세계 비트코인의 초강대국으로 만들 계획을 공개합니다. 우리가 해낼 것입니다."
그동안 가상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는 칼질을 예고했습니다.
취임 첫날, 게리 겐슬러 위원장부터 해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당선인(7월 28일)> "제가 취임 선서를 하는 순간, 탄압은 멈추고, 여러분의 산업(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무기화는 끝날 것입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엔 아예 가상자산 정책을 전담하는 자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가상자산 전담 직책 신설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적격한 후보들을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겁니다.
미 대선 이후 분위기를 탄 비트코인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10만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이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비트코인이 '국가 준비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
미 연방준비제도가 5년간 비트코인을 매년 20만개씩, 총 100만개를 매입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습니다.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에 기부금을 쏟아부은 가상자산 업계는 벌써부터 보상받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엇갈립니다.
<수잔나 스트리터 /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11월 6일)> "투자자들은 이러한 코인들이 종종 근본적인 가치보다는 투기적 열풍에 의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투자회사 ARK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가 최대 150만 달러까지 전망한 가운데, '허니문'이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합니다.
연합뉴스TV 정래원입니다.
#비트코인 #가상화폐 #도널드트럼프
[정영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불러 일으킨 비트코인 열풍은 국내 시장도 휩쓸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액은 치솟고,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연령대도 확대됐습니다. 다만 가상자산에 과세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부터 할 것인지는 여전히 논란입니다. 장한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내서도 거센 코인 열풍…'시니어 코인 개미' 부상 / 장한별 기자]
[기자]
미국 대선에서 '친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그야말로 폭등했습니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도 가상자산 열풍이 매섭습니다.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기록했던 날,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 거래 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 총합보다 무려 9조원을 앞섰습니다.
"다시 들이닥친 '코인 열풍'은 세대도 가리지 않습니다. 국내 1, 2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전 연령대 중 평균 투자액 1위는 60대 이상이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주요 투자자인 2030 청년층뿐만 아니라, 50~60대 '시니어 코인 개미'들도 시장의 '큰손'으로 나선 겁니다.
이들의 신규 계좌 역시 3년 전보다 50만개 이상 증가했습니다.
<김동환 / 가상자산 자문 업체 '원더프레임' 대표> "(트럼프 취임 후)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취급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가 어디까지 진행될 건가에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은 충분히 오를 수 있죠. (투자자) 숫자 자체는 젊은 층이 많아요. 근데 금액으로 보면 나이가 있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죠."
다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의 남은 과제는 '과세'입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22% 세율의 과세는 두 차례 유예 끝에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또다시 유예 공방이 치열합니다.
여당은 가상자산에 대해 공평 과세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자산 형성의 새로운 희망이라며 추가 유예를 주장합니다.
반면 야당에선 소득공제를 5천만으로 대폭 상향하되, 과세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형중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고래들(고액 투자자)의 움직임이 중요한 겁니다. 세금을 내야 될 1%의 사람들이 어떻게 할 거냐? '한국에서 거래 안 하고 내가 해외로 나가지', 그렇게 되면 한국에 있는 거래소들은 타격을 입는다는 거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대원칙 아래에서,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전 세계적으로 과세를 함께 시행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 주장이 복잡하게 얽히는 상황.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 논란과도 닮은 모양새입니다.
연합뉴스TV 장한별입니다.
#비트코인 #가상자산 #코인과세
[진행자 코너]
그런데 이렇게 국내에서 부는 가상자산 열풍.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가상자산 열풍이 일었습니다. 특히 그해 비트코인 가격이 2천만원을 넘어서면서 가상자산 투자 열기는 광풍 수준으로 변했습니다. 광풍은 엄청난 부작용을 낳았는데요. 특히 한탕을 노리고 뛰어든 불나방 같은 투자자들의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의 특성 때문에 잠시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면서 가상화폐 폐인, 가상화폐 좀비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 광풍을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2017년 12월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에서 비트코인 열풍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일종의 그라운드제로, 즉 핵폭탄 투하지점이 됐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가상자산과 거래규모, 단 한순간에 급격하게 주저 앉았습니다. 이듬해 1월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신년 기자간담회 도중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는 초강경 대응발언을 내놓은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이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해 한달 만에 4분의 1수준까지 쪼그라들면서 시장도 투자자도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사람들은 당시 사태를 아직까지도 이른바 '박상기의 난'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던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치솟으면서 2021년, 2차 가상자산 광풍이 국내에 불어닥쳤습니다. 2020년 8월에 개당 1천만원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월 4천만원대로 올랐고 그해 11월에는 8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주식시장이 부진해지며 가상화폐 시장이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여기다 부동산 가격이 과열양상을 보일만큼 과도하게 뛰어오르면서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2030세대의 불안감이 가상화폐 열풍의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도 달라졌습니다.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고 불법 행위에 따른 피해자를 예방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을 뿐 과거처럼 거래소 폐쇄 검토 같은 극단적 발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2030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시기를 유예하겠다는 등의 유인책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영빈 기자]
다시 현재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계속되는 투자 열풍 속에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으면 나만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포모(FOMO)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심리를 악용한 사기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단 고수익 보장이라는 말은 의심부터 해보시는게 좋습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인 '포모'에 사기 기승…"투자시 유의해야" / 차승은 기자]
[기자]
비트코인 차트입니다.
연초 5천만 원을 하회하던 값이 최근 2배 넘게 뛰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띄운 도지코인은 증가세가 더 가파릅니다.
1년 새 무려 6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다른 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코인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불장'에서 코인에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 이른바 '포모(FOMO)'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순석 / 경기 용인시> "여자친구가 한 세 달 전에 코인을 싸게 사서… 요즘 가격이 되게 많이 올라서…저도 지금 이거를 사야 되나 싶은데…."
<이희석 / 서울 종로구> "요즘에 코인에 관심들이 많아가지고 가격이 많이 또 오르고 그랬잖아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살 계획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사기 범죄도 덩달아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최근 구독자 62만 유튜버가 20배의 수익을 미끼로 1만 5천여 명으로부터 3천억 원을 뜯어 구속되는 가 하면, 가짜 코인 예치 사이트를 운영해 1만여 명에게 5천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통계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코인 범죄는 257건으로 한 해 사이 2.5배 급증했습니다.
코인 범죄는 투자 광풍이 불었던 2020년 큰 폭 늘었다가 이후 평년 수준을 되찾았는데, 최근 다시 가파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코인 투자 사기가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투자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코인 리딩방이나 SNS를 통한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하는 게 좋고, 검증된 거래소인지 확인하는 등 거래 전 철두철미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조정희 /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정확하게 그 코인이나 코인을 발행한 발행사나,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셔야 되는데 대부분은 그냥 자기가 믿거나 그냥 친구가 '야 이거 뜬다더라. 이거 상장된다더라.' 뭐 이런 얘기만 듣고선 투자했다가 큰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무엇보다도 일확천금이 가능하다는 헛된 믿음을 버리는 것이 사기 피해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코인사기 #가상자산 #트럼프 #불장
[정영빈 기자]
이제 비트코인이 얼마까지 치솟을 것이냐는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처럼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도입한 나라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세가 순식간에 오르기도 하지만 또 떨어질 때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식시장에는 급락을 막기 위해 사이드카나 서킷 브레이커 같은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가상자산 시장에는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습니다.
비트코인 이외의 다른 코인을 뜻하는 알트코인들의 경우는 더욱 심합니다. 대표적 알트코인인 이더리움의 경우 2017년 25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1년 만에 10만원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런 기술적 근거 없이 하루가 다르게 유행성 알트코인이 생겨나고 또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결국 투자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나 대출을 통한 투자는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D 김경수
AD 김민지
#비트코인 #탐사보도_뉴스프리즘 #가상자산 #트럼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