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관 3명의 퇴임을 앞두고 '정족수 7명' 조항에 대한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탄핵 심판 무기한 연기해 반발한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인데요.
우려됐던 '헌재 공백'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습니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 정지돼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과 함께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해당 조항은 헌재 재판관 9명 중 최소 7명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장 오는 17일이면,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들 3명의 퇴임 이후 6명의 재판관만 남게 돼 헌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것입니다.
이 위원장은 헌재의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심판 심리를 열 수 없어, 자신의 재판청구권이 침해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헌재에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퉈달라고 낸 헌법소원은 처음인데,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 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23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조항의 효력을 멈추라고 한 겁니다.
헌재는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사자는 권한 행사가 정지되는데, 재판 외의 이유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 탄핵 청문회 관련 권한쟁의 심판 등 다른 사건들도 심리를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진 / 헌법재판소 공보관> "임기 만료로 일부 공석이 발생하더라도 국민의 권리 보호와 헌법재판의 기능이 최소한 정지되지 않도록 하는 결정…."
다만 이번 가처분 인용은 법률의 위헌 결정이나 탄핵 결정을 위한 '의결정족수'가 아닌 재판 진행을 위한 '심리정족수'에 국한된 것으로, 후임 재판관이 신속히 임명되지 않으면 헌재 운영에 파행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헌재의 결정에 이 위원장은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재 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채연입니다. (touc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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