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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쏙쏙] 우리나라 아파트인데…이름은 '파크·캐슬'

경제

연합뉴스TV [경제쏙쏙] 우리나라 아파트인데…이름은 '파크·캐슬'
  • 송고시간 2024-10-08 16:18:48
[경제쏙쏙] 우리나라 아파트인데…이름은 '파크·캐슬'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오늘은 경제부 임광빈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첫 소식 '파크·리버·캐슬'이네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내일이 한글날이지 않습니까?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 콘텐츠와 함께 한글의 우수성도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관련 한글과 관련된 내용을 먼저 준비해 봤습니다.

'파크, 리버, 캐슬' 이 주제어를 보고 이미 알아챈 분도 계실 텐데요.

아파트 이름에 붙은 외래어 별칭들입니다.

요즘 아파트 이름은 보통 동네 이름과 시공사에 더해 입지 조건 등에 따른 별칭까지 붙여 짓고 있습니다.

숲이나 강 근처에 있다고 해서, '포레스트', '리버'를 붙이고요.

좋은 학군 근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에듀'라는 별칭을 쓰기도 합니다.

[앵커]

예전에는 한글로 된 이름도 꽤 많았던 것 같은데요.

어느 순간 경쟁적으로 외래어가 들어간 아파트 이름이 더 많아진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기자]

예전에는 개나리, 진달래, 장미 같은 꽃 이름을 붙인 아파트들도 많았죠.

동네 이름에 시공사 이름만 간단하게 붙여 구분하기도 쉬웠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외래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경우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어디인지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얘기를 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서울시가 조사를 해 봤는데요. 응답자의 72.3%가 외래어로 된 아파트 이름을 인지하는 데 어려운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요.

58.4%는 아파트 이름을 한국어로 사용하는 데 공감한다고 답을 했습니다.

[앵커]

바꿨으면 하면서도 잘 안 바뀌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더 고급스럽고 더 살기 좋은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고자 하는 기대감이 담겨 있을 텐데요.

외래어를 쓰면 조금 더 있어 보인다는 생각, 아직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까지 섞어 뜻 모를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저것 강조하고 싶은 것 다 넣다 보니 아파트 이름이 25글자나 되는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서울시가 올해 초 아파트 이름을 쉽게 짓자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권고다 보니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글날을 맞아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내일(9일)부터 한 달 동안 '우리 집 뭐라고 부를까' 공모전을 하기로 했는데요.

우리말로 된 아파트 이름을 추천하거나, 새로운 우리말 아파트 이름을 제안하면 되는데요.

우리 아파트를 잘 표현하면서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은 뭘까.

한글날을 맞아서 한 번씩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 일상에서 불필요하게 많이 사용하는 외국어와 외래어는 없는지도 함께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네요.

다음 주제어 "러닝화 계급도"네요.

요즘 유행하는 달리기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즘 날씨까지 좋아서 평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달리기를 하는 직장인도 있던데요.

달리기가 말 그대로 '열풍'입니다. 이런 유행을 타고 인터넷에서는 '러닝화 계급도'라는 것이 화제인데요.

러닝화를 브랜드별로 모델별로 자세히 구분해서, 월드클래스부터 동네 마실용까지 정리를 해 놓은 것입니다.

러닝화를 신어 본 사람들의 평가, 전문가의 자문, 러닝화의 사양 등을 종합해 순위를 정리했다고 하던데요.

기능별로 나눠 놓은 것이란 평가지만, '계급도'라는 표현 때문인지 굳이 이런 것까지 등급을 나누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러닝화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도 한번 달려볼까' 생각하고 달리기 모임, 이른바 '러닝 크루'에 나갔다가 낙심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건강한 몸과 가벼운 운동화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요즘 '러너'들을 보면 대부분 값비싼 러닝화는 물론이고, 러닝복과 전용 시계, 고글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장비'를 하나씩 계산해보면 순식간에 백만원도 훌쩍 넘긴다고 하는데요.

비싼 만큼 그 값을 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마추어들이 느낄 만큼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어떤 블로거는 '러닝이 유행이 아니라 러닝 패션이 유행인가 싶다'라는 평가도 했던데요.

예전에 단풍철에 산에 가면 거의 히말라야급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들로 꽉 찼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캠핑장에서도 서로 기죽지 않으려고 전문가급의 '장비 경쟁'을 벌였던 적도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다음 주제어 '샤인머스캣의 굴욕'이네요.

탱글탱글하고 맛있는 샤인머스캣이 무슨 일을 당한 건가요?

[기자]

샤인머스캣은 알도 굵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데다 달콤한 향도 참 좋죠.

'귀족포도'라고 불리면서 비싼 몸값을 자랑했는데요.

최근 가격이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2kg 한상자 평균 도매가격은 1만 1천원대로, 3년 전 2만 5천원 가까이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겁니다.

이제는 같은 무게 거봉보다도 더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2014년 국내시장에서 처음 유통되기 시작한 샤인머스캣은 열풍이라고 할 만큼 인기를 끌면서 포도 농가들도 너도나도 재배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배 면적이 늘었고 가격도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됐는데요.

공급량이 늘면서 품질 관리가 안 된 샤인머스캣까지 유통되다 보니 그 인기도 조금은 시들해지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 주제어 '비번 지옥 탈출'이네요?

[기자]

가끔 들어가는 인터넷 사이트의 ID나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곤란한 경험 많을 텐데요.

필요할 때 생각이 잘 안 나죠.

숫자만 입력하는 은행 비번과 다르게 인터넷 사이트 비번 설정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특수문자를 넣어야 하고, 그마저도 주기적으로 변경을 해야 하는데요.

헷갈리지 않으려고 과거에 썼던 비밀번호를 다시 쓸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기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이냐.

2007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가 만든 지침에 따른 것입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보안과 해킹 방지 등을 위해 이 연구소의 기준을 따랐는데, '비번 지옥'이라고 할 만큼 너무 번거롭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소가 17년 만에 까다로운 비밀번호 규칙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앞으로는 '비번 지옥'에서 탈출하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해킹 피해가 많은 요즘 기준을 완화하기로 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람들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추측하기 쉬운 특수문자를 반복해 사용하는 등 쉬운 비번을 만들어 사용하다 보니 오히려 보안을 더 취약하게 한다는 겁니다.

주기적으로 바꾸도록 한 것이 점점 더 단순하고 쉬운 비번을 만들게 되는 이유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한 게 비번을 길게 만들라는 것인데요.

자기만 기억하는 단어를 길게 쓰는 것만으로도 해킹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의 지문과 얼굴인식과 같은 생체인증 기능이 비번을 대체하기도 하는데요.

사용자들 스스로 추가적인 보안 수단을 만들어 활용한다면 더욱 안전한 인터넷 사용을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광빈 기자 (june80@yna.co.kr)

[그래픽 : 김두태·원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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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