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전 의정부에서 대마를 흡입한 30대 남성이 주유소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화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죠.
이 남성은 액상 전자담배라는 지인의 말에 속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대마를 제공한 지인을 구속했습니다.
김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새벽.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느릿느릿 걷더니 주유소에 주저앉았다 바닥을 기어갑니다.
주유기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이내 스스로 불을 지르기까지 합니다.
이 주유소 직원인 30대 남성 A씨는 당시 대마를 흡입해 환각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마를 건넨 건 지인인 30대 남성 B씨로, 과거 A씨와 함께 일을 하던 사이입니다.
가끔 주유소를 찾아와 담배를 함께 피우며 얘기를 나눴던 B씨.
사건 발생 당일에도 주유소를 찾은 B씨는 자신의 차 안에서 A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액상 전자담배를 꺼내 "최근에 나온 고급 액상 담배인데 정말 좋다"며 권했습니다.
A씨는 B씨가 먼저 한 모금 흡입한 후 권하자 의심없이 흡입했습니다.
하지만 이 담배는 일반 전자담배가 아니라 액상 대마였습니다.
A씨는 환각 증상에 당황해 이를 멈추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분신하기 전 "지인이 자신에게 약물을 먹였다"고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B씨는 A씨가 분신한 직후 차를 타고 도주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긴급 체포됐습니다.
당시 B씨의 차량에서는 대마와 흡입 도구가 발견됐습니다.
간이시약 검사 결과 B씨에게서 대마와 필로폰, 엑스터시 등 3종류의 마약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류 투약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이 대마를 권할 당시 A씨는 마약인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B씨를 마약 투약과 소지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영상취재기자 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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