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전통 의상인 아바야를 학교 내 착용 금지 복장에 추가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교분리 원칙에 따른 결정인데, 다른 일각에선 정부가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이슬람 머릿 수건인 히잡이나 유대인 모자인 키파 등의 교내 착용을 금지해왔습니다.
몸 전체를 뒤덮는 원피스 형식인 아바야는 그동안 관련 지침이 없었는데, 프랑스 교육 당국이 최근 아바야 역시 교내 착용 금지 복장에 포함시켰습니다.
<가브리엘 아탈 / 프랑스 교육부 장관> "세속주의는 모든 사람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지난 몇 달 동안 아바야와 같은 종교 의상을 착용하는 행위로 세속주의 침해가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아바야가 "명백한 종교적 의복"이라며 이를 학교에서 착용하는 건 "정치적 공격"이자 "정치적 신호"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프랑스 내 여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카림 / 프랑스 시민(44)> "교육기관은 학문과 연구를 위한 곳인 만큼, 세속주의가 존중 받아야한다고 봅니다. 집에서는 마음대로 해도 괜찮겠지만, 한 사람의 자유가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되는 거죠."
<제넷 / 파리 시민(22)> "아바야는 그냥 긴 소매가 달린 옷일 뿐이에요. 정말 그냥 옷이라니까요. 저는 아바야에 어떤 종교적 상징성이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정치권 역시 "원칙이 명확해졌다"는 환영과 "터무니없는 종교전쟁"이라는 비판으로 양분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이번 아바야 금지 논란이 유럽 지역의 이슬람 혐오주의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에서는 최근 일부 극우단체 회원들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 소각 시위를 벌이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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