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도체가 없어 자동차 공장이 멈추더니 자재 기근이 건설 현장으로도 번졌습니다.
코로나 불황 탈출 조짐과 함께 건설은 기지개를 켜는데 철근이 없어 공사가 중단된 곳이 속출하고 있는 건데요.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철근 기근은 여전한 실정입니다.
나경렬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건설현장.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이 현장은 올해 들어 공사를 멈춘 날이 열흘이 넘습니다.
건축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탓인데, 특히 철근이 가장 공급이 달리는 자재입니다.
이곳 말고도 철근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곳은 더 있습니다.
3~4월 두 달간 전국 59곳의 공사가 중단됐는데, 이 중 철강재 수급 문제가 있던 곳이 43곳, 전체의 73%였습니다.
<건설현장 관계자> "어느 순간 자재차가 안 들어오더라고요. 어느 순간 뜸하더라고."
철근 구하기가 어려워진 건 공급 부족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주저앉았던 세계경기가 회복하자 철강 수요는 크게 늘었는데, 철강 최대 생산국 중국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이유로 생산량을 줄인 겁니다.
이런 탓에 연초 t당 70만원 초반대던 철근값은 지난달 말 135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우려되는 건 중소 건설사 사정입니다.
대형 건설사는 제강사와 직거래를 하지만, 중소 건설사는 철근 유통사를 통해 공급받는 구조라 유통사가 철근을 구하지 못하면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현장 관계자> "준비한 회사가 있고, 준비 못했던 회사가 있고. 그니까 조그마한 현장이 힘든거죠."
정부는 2분기 철근 생산량을 1분기보다 20% 이상 늘리는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선 늦었다는 반응입니다.
늘어난 생산량이 현장까지 닿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당장 물량을 구할 수 없다면 공사 중단 속출을 막기 어렵다는 겁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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