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날아온 의문의 택배 [A씨 제공]쿠팡에서 날아온 의문의 택배 [A씨 제공]며칠 전 쿠팡에서 "로켓직구 상품 배송 시작" 문자를 받은 A씨, 주문한 적 없는 '대용량 스테인리스 보온 도시락'이 중국에서부터 배송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자가 잘못 온 줄 알고 그냥 넘겼는데, 하루 뒤 "통관이 완료됐다"는 문자와 송장 번호까지 받았습니다.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두 번째 문자를 받고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배송 현황을 확인해 보니 실제로 택배가 집 주소로 배송되고 있었습니다.
고객센터에서는 "A씨가 주문한 상품은 아니다"라고 확인해 주면서도, 누가 주문한 건지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재발급받으라"는 안내 외에는 별다른 설명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쇼핑몰 주문 건수나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판매자가 상품을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발송하는 행위, '브러싱 스캠'을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실제 배송된 물품은 도시락조차 아니었습니다.
A씨가 다른 쇼핑몰에서 해외 직구로 구매한 주방 도구였습니다.
의문의 도시락 택배(좌). 안에는 도시락이 아닌 주방도구가 들어 있었다. / 쿠팡에서 온 배송 알림 문자(우) [A씨 제공]의문의 도시락 택배(좌). 안에는 도시락이 아닌 주방도구가 들어 있었다. / 쿠팡에서 온 배송 알림 문자(우) [A씨 제공]연합뉴스TV 취재 결과, 이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해외 판매자가 다른 이커머스에서 물건을 판매한 뒤, 각종 비용을 빼돌리기 위해 쿠팡의 직구 배송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벌어진 사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여러 이커머스마다 정산 방식 등 배송 시스템에 차이가 있습니다.
판매자는 이런 구조를 교묘히 악용했습니다.
물건은 다른 곳에서 팔고 쿠팡에서는 가짜 구매자 계정을 만든 뒤 '허위 주문'을 넣어, 배송 시스템만 이용하는 꼼수를 썼습니다.
배송에 드는 각종 비용을 이커머스 측에게 떠넘기기 위해 고객 정보를 이용하는 기업 대상 신종 사기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자가 해외에 있어 수사를 요청하기도 난감한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스러운 계정을 파악하고 차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쿠팡 측은 해당 허위 주문을 한, 가짜 구매자·판매자 계정을 차단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황당한 사기에 엮인 고객 또한 마음을 졸이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실정입니다.
A씨는 "대체 어디서 어떻게 정보가 유출된 건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면서 "이상한 물건이 배송되거나, 범죄에 연루된 거면 어떡하나 걱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전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는 "주소 등 개인정보가 배송을 위해서만 사용됐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보기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만약 판매자가 한국인이었다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적절하게 사용하라'고 시정을 요구할 수는 있었을 것 같다"며 "법의 회색지대로 보인다.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할지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박지운(zwoonie@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 jebo23
- 라인 앱에서 'jebo23' 친구 추가
- jebo23@yna.co.kr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