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서 홍수로 떠내려온 통나무들[AFP=연합뉴스 제공][AFP=연합뉴스 제공]현지시간 3일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홍수와 산사태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3개 주에서 744명이 숨지고 551명이 실종됐습니다.
타파눌리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환경 전문가들은 믈라카 해협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이 몬순(monsoon) 우기와 맞물려 많은 비가 내리긴 했지만, 피해가 컸던 이유는 따로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동안 수십 년째 산림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벌목 탓에 심각한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타파눌리 지방정부 관계자 구스 이라완 파사리부는 로이터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이클론 때문도 있지만 숲이 잘 보존됐다면 이렇게 끔찍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산림 사용 허가를 하지 말라고 항의한 적도 있었지만, 산림 당국이 무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숲은 비를 흡수하고 나무뿌리가 지탱할 수 있게 지반을 안정화하기 때문에, 숲이 사라질수록 인근 지역은 돌발 홍수나 산사태에 취약해집니다.
인도네시아는 해마다 엄청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지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광산 개발, 농장 조성, 산불 등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울창한 열대우림이 훼손됐습니다.
전 세계 산림 변화를 확인하는 환경단체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에 따르면 북수마트라주에서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림 160만㏊(헥타르·1㏊는 1만㎡)가 사라졌습니다.
이는 수마트라섬 전체 산림 면적의 28%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산림 파괴 감시 단체 '누산타라 아틀라사' 설립자인 데이비드 가보는 "같은 기간 수마트라섬 전체에서 산림 440만㏊가 사라졌다"며 "이는 스위스 면적보다 더 큰 규모"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마트라섬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산림이 파괴된 지역"이라며 "홍수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 온난화이지만 산림 파괴도 부차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타파눌리 지방정부에서 일하는 또 다른 공무원인 마신톤 파사리부는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농장을 조성하면서 자연림이 훼손됐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입니다.
내년부터 북수마트라주 바탕 토루에서 가동될 수력발전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도 산림이 파괴됐습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자탐'은 최근 성명을 내고 "이 상황을 더는 극단적 기상 현상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자원 채굴 산업에 의해 상류 생태계와 유역이 파괴되면서 나온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홍수와 산사태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삼림 벌채와 산림 파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숲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산림부는 북수마트라주에서 불법 벌목이 벌어졌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라자 줄리 안토니 산림부 장관은 "경제와 생태 사이의 균형추가 경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졌다"며 "중심점을 되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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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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