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 시스템 취약 수준을 보여주는 지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3분기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2.9로, 2분기(31.9)보다 1포인트(p)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지수는 지난해 4분기 28.6에서 올해 1분기 30.7로 오른 뒤 3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2020년 2분기~2021년 3분기(5분기 연속)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신용 축적, 자산 가격, 금융기관 복원력 등을 중장기 금융 취약성 지표를 종합해 분기마다 금융취약성지수를 산출합니다.

보통 가계와 기업 부채가 늘고 부동산 등의 가격이 오르면 지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금융취약성지수는 팬데믹 영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 3분기 55.2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까지 하락세를 지속했습니다.

2023년 4분기 31.3으로 장기 평균(33.9)을 하회하고 지난해 1분기 28.6으로 2018년 4분기(28.6)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소폭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최근 지수 반등 추세는 여러 거시건전성 지표 악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2분기 말 89.7%로, 1분기 말(89.4%)보다 0.3%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이 비율이 상승한 것은 2021년 2분기 말 98.8%에서 3분기 말 99.2%로 오른 이후 15분기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또, 정부가 6·27 대출 규제에 이어 후속 대책을 연달아 발표한 뒤로도 수도권 중심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습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는 올해 10월 100.984(2022년 1월=100)로, 2022년 9월(100.297) 이후 처음 100선을 넘었습니다.

이 지수는 지난해 5월(90.130)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한은은 지난 9월 25일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유지되고 있어 금융 불균형 축적 우려가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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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진(se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