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연구 개발[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현재 항암 치료의 대세가 된 면역항암제의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시된 곳. 유전체 분석 기반의 정밀 의료들을 확산한 곳. mRNA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치료법을 발견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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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한 곳에서 이뤄졌습니다.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말이죠.

전통 제약사부터 떠오르는 신흥 바이오 기업까지 암 정복을 위한 정보 공유 현장, AACR로 향합니다.

자사의 항암 신약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기 위해 발표를 하기도 하고요. 항암 치료제에 대한 트렌드와 차세대 기술을 익히기도 합니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기술이전 및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하기도 합니다.

1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AACR.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연구개발(R&D) 경쟁력을 입증하는 시험대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해외 암학회와, 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암학회에 사활을 거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5' 홈페이지 캡처


◇ 세계 3대 암학회…AACR은 조금 다르다?

AACR 연례학술대회는 지난 1907년 미국 뉴욕에서 11명의 과학자로 시작됐습니다. 1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건데요.

미국 내 연구자 중심의 소규모 학회에서 1900년대 중후반부터 국제화, 대형화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힙니다. 다만, ASCO, ESMO와 구별되는 AACR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글로벌 상업화에 근접한 본임상 연구 위주로 출품되는 ASCO, ESMO와 달리, AACR은 전임상부터 임상1상 등 초기 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 관련 연구 성과 발표가 주를 이룹니다.

따라서 임상의의 참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ASCO, ESMO와 달리 AACR은 제약사와 바이오텍, 기초과학자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암학회보다 참석하는 사람의 수가 더욱 많습니다. 글로벌 70곳 이상 국가에서 연구자와 제약사, 바이오텍이 매년 AACR에 참여하는데요. 그 수는 2만5천명이 넘습니다.

화이자, 존슨앤든존슨, 로슈 등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부터 유망 바이오텍까지 빠짐없이 참석해 자사의 유망 신약을 소개합니다.

한미약품 본사[한미약품 제공][한미약품 제공]


◇ “우리도 빠질 수 없다”…AACR 향하는 K-바이오

항암 신약을 연구하는 웬만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빠짐없이 AACR에 참석합니다.

올해에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유한양행과 같은 제약사뿐만 아니라,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 바이오텍도 AACR로 향합니다.

모두 30여 곳에 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항암 신약 관련 연구 성과를 발표합니다.

전통 제약사 중에선 한미약품이 11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공개합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선 가장 많은 수입니다.

대웅제약도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등 3개의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제품)을 글로벌 무대에서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바이오 업계도 AACR서 자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개하고 글로벌 파트너사 찾기에 주력합니다.

‘글로벌 신약 기업’ 도약을 선언한 셀트리온은 처음으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아닌 신약 R&D 성과를 들고 AACR을 찾습니다.

최근 대규모 플랫폼 수주로 부상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유한양행과 함께 이중항체 항암제의 비임상 데이터를 발표합니다.

이 밖에도 리가켐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루닛 등이 AACR에서 K-바이오의 R&D 저력을 뽐낼 예정입니다.

연구개발(R&D) 사업(PG)[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 왜 가나 했더니…"수 조원 대 기술이전도 가능해”

AACR은 비임상부터 임상 초기 단계의 신약후보물질들이 최초로 공개되는 만큼 파트너십 논의의 교두보로 꼽힙니다.

특히 신약후보물질이 혁신성을 인정받을 경우, 수 조원 대의 계약금이 걸려있는 글로벌 기술 이전 또는 공동 개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AACR에 참석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이번 학회에서 비임상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공동개발, 기술이전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발표 성과가 향후 임상개발 및 상업화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AACR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또 다른 바이오텍 관계자는 “AACR은 글로벌 빅파마가 적은 비용으로 유망한 신약후보물질과 기술을 선제로 확보하는 거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전체 기술 이전 거래 중 임상 초기 단계에서의 거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임상 초기 단계에서의 기술 이전 거래는 후기단계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2021년 기준, 신약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의 기술거래는 200건 이상으로 집계된 반면, 임상 2상과 3상 기술거래는 각각 40건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AACR에서 약물항체접합체(ADC)·이중항체 등 차세대 항암신약을 활용한 전임상·임상1상 연구 결과는 물론, 암세포에 약물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혁신 기술, 신약 개발 플랫폼 등을 선보입니다.

K-바이오가 글로벌 기업들을 사로잡아 ‘빅딜’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AACR #미국암연구학회 #K바이오 #기술이전 #항암제 #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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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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