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유류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우위를 점하는 현상은 드물지만 인류와 가까운 유인원 중 하나인 보노보 무리는 암컷들이 연대해 수컷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권력 우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및 미국 하버드대 마틴 서벡 박사팀은 현지시간 25일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서 야생 보노보 암컷들이 연합을 형성해 수컷에 대한 권력 우위를 지킨다는 첫 실증적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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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의 몸 크기나 힘 등 생물학적으로 보면 다른 사회성 포유류처럼 수컷이 무리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보노보 무리에서는 암컷이 먹이 서열이 높고 짝짓기 결정권을 갖는 등 수컷보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동물 세계에서 매우 기이한 일로, 연구팀은 이같은 역학 관계가 어떻게 가능한지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6개 보노보 무리를 1993년부터 2021년까지 모니터해 성체 개체들 사이에 발생한 공격 사례를 기록, 분석했습니다.
수컷이 암컷의 공격에 굴복한 갈등의 비율과 각 암컷보다 우위에 있는 수컷의 비율을 통해 암컷의 권력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관찰 기간에 모두 1,786건의 암수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1,099건(61.5%)에서 암컷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고, 암컷들은 각 무리에서 수컷 개체의 70%보다 높은 지위를 누리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암컷 연합이 형성되면 약 85%가 집단으로 수컷을 표적으로 삼아 복종하게 했고, 이는 집단 내 지배 계층 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벡 박사는 보노보 무리 성체 암컷들은 서로 다른 집단에서 이주해 와 함께 성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들 간 깊은 유대감과 협력은 예상 밖이라며 야생에서 이런 연합 형성은 자주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은 암컷 연대가 포유류 사회에 흔한 수컷 중심의 권력 구조를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증거"라며 "암컷들이 서로를 지지해 사회적 지위를 적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고 덧붙였습니다.
#보노보 #암컷 #연대 #콩고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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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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