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재판장을 맡았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개인 블로그에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라는 문구를 올렸습니다.

문 전 대행은 자신의 블로그 ‘착한 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지난 11일과 12일, 책 ‘헌법의 순간’과 ‘이름이 법이 될 때’의 인상 깊은 구절을 게재했습니다.



특히 문 전 대행은 "유진오 전문위원이 대통령제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독재의 위험성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은 쉽게 생기는데 그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라는 문구를 발췌했습니다.

퇴임 일주일 전 국회 갈등 해결의 어려움을 짚은 내용을 발췌해 올린 것으로, 문 전 대행의 소감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문 전 대행은 지난 18일 퇴임사에서도 "흔히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선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써 교착상태가 생길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들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설계에 따르면 헌재가 권한쟁의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라며 "견제와 균형에 바탕으로 한 헌법의 길은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는 "피청구인이 국회 권한 행사가 권력남용이라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라면서도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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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희(1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