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가 "2024년에 계엄 상황이 다시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노벨상 시상식을 위해 스웨덴 스톡홀롬을 찾은 한강은 첫 공식 일정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국의 계엄령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소회를 먼저 밝혔습니다. 계엄령과 관련해 정리한 생각을 먼저 짧게 말하고 싶다고 입을 연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79년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에 대해 공부했는데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에 달랐던 점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 되어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령이 발동된 이후 국회앞에서 벌어진 상황들을 떠올리며 군인들이 내적 충돌을 느끼며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한강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한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문학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파고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며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이 왔을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 결정하기 위해 애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이와함께 자신의 작품 '채식주의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채식주의자가 일부 학교에서 유해도서로 지정돼 폐기 되었던 사실과 관련해 한강은 "채식주의자는 스페인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도 받은 책"이라면서 "문화 차이도 있고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다 생각하긴 했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채식주의자를 굉장히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도 있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는데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은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팠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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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길현 기자(whi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