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300억원 비자금 은닉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계좌를 추적해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최근 노 전 대통령 일가 등의 금융계좌 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쫓고 있습니다.

다만 검찰의 자금 흐름도 분석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30여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분석 대상 자료 자체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 자료 파악도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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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이 형태를 바꿔가며 비자금을 관리했을 것으로 보고 현 상황을 기준으로 역추적해 가면서 자금의 은닉과 승계 과정 등 행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부분이 드러날지가 관건입니다.

5·18 기념재단, '노태우 비자금' 검찰 고발(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5·18 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왼쪽)과 차종수 부장이 14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씨와 아들 노재헌·딸 노소영 씨 등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14 xyz@yna.co.kr(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5·18 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왼쪽)과 차종수 부장이 14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씨와 아들 노재헌·딸 노소영 씨 등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14 xyz@yna.co.kr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에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도움으로 SK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재산분할에 기여분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측에 유입됐는지는 소송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어머니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의 사진 일부와 메모를 재판부에 제시했는데 메모는 김 여사가 1998년 4월과 1999년 2월에 노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을 기재한 것으로, 여기에 '선경 300억원'이 쓰여 있었습니다.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선 드러나지 않았던 내용이었습니다.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300억원을 받은 적이 없고,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활동비를 요구하면 주겠다는 약속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항소심 재판부는 이 메모를 증거로 받아들여 SK가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을 종잣돈 삼아 성장한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10월 5·18기념재단은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이 총 1천266억원대로 추정된다며 김 여사와 노 관장, 노재헌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을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시민단체 '군사정권 범죄수익 국고 환수 추진위원회', 이희규 대한민국 헌정회 미래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같은 취지로 고발장을 냈습니다.

고발 사건을 맡은 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각각의 고발인을 불러 조사에 나섰습니다.

#노태우 #비자금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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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sorim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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