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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국회 선진화법 9년째…올해도 시한 넘긴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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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국회 선진화법 9년째…올해도 시한 넘긴 예산안
  • 2022-12-05 13:19:49


[여의도풍향계] 국회 선진화법 9년째…올해도 시한 넘긴 예산안




[기자]




올해도 이제 달력을 한장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이지만, 지금 국회는 예산안 처리 문제로 여야 대립 속에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헌법 제54조는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즉 해가 바뀌기 30일 전까지 국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날짜를 역으로 계산하면 12월 2일입니다.




매년 12월초, 예산 전쟁이 극에 달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새해 예산안이 12월 2일에 맞춰 통과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여야는 예산안 합의가 늦어지는 원인을 상대방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2일)>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내더라도 12월 9일 정기국회 내 예산 처리 이후로 미뤄야지, 그 안에 내겠다는 말은 예산마저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2일)> "예산안 처리 시한이 오늘이지만 (정부여당은) 예산안 처리는 방기한 채 참사 책임자 보호, 국정조사 훼방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여당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올해도 법정 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여야는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어기는 사례가 계속되자 2014년 5월,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을 만들었습니다.




12월 마지막날까지 예산 싸움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그야말로 '고육지책'입니다.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예산안과 부수법안에 대해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그 다음날 심사를 마치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하는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선진화법 효과 덕분인지, 법 도입 첫해인 2014년에는 법정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2014년 12월 2일)> "정말 감사하고, 우리 우윤근 대표, 정말로 대단한 분입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우윤근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야당 리더십이 없어 고생했습니다."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 대표의 결단과 용기, 철학이 없었으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야의 종'과 함께 의사봉을 두드리던 관행 아닌 관행을 끊어낸 것입니다.




2014년 당시 여야는 법정시한을 지키기 위해 국회에서 짜장면까지 배달시켜 먹으며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습니다.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려는 여야의 노력이 '심야 짜장면 회동'으로 이어진 것이라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그 이후, 법정시한 내 예산처리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2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감 속에 여야는 예산안을 합의 처리했습니다.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지 7년째 만에 법정기한을 지킨 것입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2020년 12월 2일)> "여야 합의로 헌법에 정해진 법정날짜에 처리할 수 있어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2020년 12월 2일)> "일반적으로 볼 것 같으면 예산 증액을 야당에서 찬성한다는 것이 납득 안될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란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해의 경우 법정시한을 하루 넘긴 12월 3일에 예산안이 처리됐습니다.




비교적 기한에 가까웠지만 여야가 합의안을 만들지는 못해, 당시 거대 여당 민주당이 수정안을 본회의에 단독 상정해 처리했습니다.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좀처럼 합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삭감하고 증액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힘겨루기, 심지어 정쟁 양상으로 치닫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경우 '윤석열표 예산'과 '이재명표 예산'이 맞붙었습니다.




윤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을 뒷받침할 예산과 이 대표의 지역화폐 공약 등이 반영된 예산이 첨예하게 맞붙은 것입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지난 2일)> "다수당이라 해서 옆집에서 만든 한해 살림살이표를 갖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그런 집이 있습니까? 민주당은 아직도 자기들이 집권당이라 생각하는 것입니까?"




<김성환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지난 1일)> "초부자 감세는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아울러 불법 시행령 통치 예산과 과도한 대통령실 이전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겠습니다."




지난 대선 경쟁 구도가 예산 정국으로까지 번진 모습입니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오는 금요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국회가 이번달까지 예산안 처리를 하지 못하면, 전년도 예산안에 준해 편성하는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날씨는 추워지고 경제도, 정국 상황도 점점 얼어붙는 모습입니다.




민생을 따뜻하게 돌보는 예산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여야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내년도예산안 #법정시한 #여야




PD : 김선호




AD : 김다운




송고 : 장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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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