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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지 않으려 열대우림 개발한다는데…선진국 역할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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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굶지 않으려 열대우림 개발한다는데…선진국 역할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2022-11-20 11:00:34


굶지 않으려 열대우림 개발한다는데…선진국 역할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매년 전세계 정상들이 모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회의인데요. 올해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친환경에너지 대응보단, 당장의 에너지난 해결에 발등이 불에 떨어졌죠. 가뜩이나 자국 이기주의 탓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도 힘겨웠는데, 전쟁이 이런 노력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닥쳐올 재난을 막기위한, 우리 아이들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려는 노력은 계속 이뤄졌습니다. 먼저 총회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정호윤 기자입니다.




["지옥행 가속페달"이라더니…기후변화 대응 뒷걸음질 / 정호윤 기자]




각국 지도자들이 모여 기후변화 대응 논의를 하는 국제회의장 앞 풍경은 어느 곳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고, 우리 또한 그렇습니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은 자신들이 온난화 피해의 가해자로 규정되고 의무적으로 배상하는 처지가 되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쟈넬리 미치/기후변화 활동가> "기후와 관련한 손실과 피해에 대해 오랫동안 책임이 있는 국가들에 급격한 배출 감축과 기후 보상을 계속 요구할 것입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엔 이미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생태계 파괴와 식량 문제를 넘어 인류가 건설한 문명 자체가 위태로울거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 같다"라고 규정했을 정도입니다.




유럽은 겨울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습니다.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의존해온 러시아가 가스관을 걸어잠궜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가스 확보 쟁탈전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국 이기주의는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프랑스는 문을 닫았던 석탄 발전소를 다시 가동할 채비를 마쳤습니다.




화석연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중동 국가를 찾는 정상들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러시아의 전쟁은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환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더 보여줬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숱한 약속들은 다시 공수표가 될 위기에 처한 겁니다.




지구 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의 목표도 곳곳에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기후변화와 관련한 대화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마련 논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의 솔선수범은 괄목할만할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와의 힘겨운 싸움을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이광빈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영국과 프랑스보다도 많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한국은 세계 20위 안에 드는 온실가스 배출 대국입니다. 이로 인한 부메랑일까요. 우리나라도 최근 기후변화로 재난을 겪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올겨울도 기상이변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요.




김재훈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미 닥친 기후위기…올겨울도 기상이변 경고 / 김재훈 기상전문기자]




2018년 40도를 넘나든 극한 폭염,




이듬해 역대 최다인 7개 태풍 북상,




2020년에는 54일 최장 장마가 덮쳤습니다.




작년에는 100년 만에 가장 일찍 벚꽃이 폈고,




올해는 시간당 140mm의 전례없는 폭우가 강타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반도의 날씨는 이변의 연속이었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이미 고삐 풀린 지구의 기온 상승은 멈출줄 모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심각합니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 기온은 1.6도가 올라 지구 평균보다 온난화 속도가 2배나 더 빠릅니다.




<변영화/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로 인해 관측된 기온 상승이 분명히 인간의 영향에 의한 온난화의 기여도와 일치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겨울 날씨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뜨거워진 지구는 북극을 사정없이 녹였습니다.




올해 북극 해빙은 예년보다 적은 상태, 특히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카라-바렌츠 해역이 제대로 얼지 못하고 있습니다.




햇볕을 반사할 빙하가 줄면 북극 고온현상은 가속화하고, 찬 공기를 감싸던 제트기류는 비정상적으로 흘러 날씨가 요동치는 것입니다.




<박미영/기상청 기후예측과> "카라해와 바렌츠해의 해빙이 평년보다 적을 경우 북동유럽에 블로킹(기류 정체 현상)이 발달하게 되고 시베리아와 동아시아에 대륙고기압이 강화됩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지는 라니냐도 복병입니다.




특히, 3년 연속 라니냐가 이어지는 '트리플 딥'은 이번 세기 들어 처음있는 현상입니다.




과거 라니냐 시기 한반도의 겨울은 추웠지만, 최근에는 이 통계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김백민/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최근에는 서태평양 고수온 해역이 북상하고 따뜻해짐으로 인해 난기가 오히려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는 경향이 많아요."




기습 한파와 이상 고온이 번갈아 나타나는 변칙적인 겨울이 될 가능성 커진 것입니다.




<김백민/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냉탕과 온탕이 오고가는 그런 겨울이 되고 있어서, 제트가 너무 심하게 출렁거리다 보니까 겨울 내에서도 기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그런 추세를 보입니다.




극단적인 날씨가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는 기후위기 시대.




올겨울도 언제 들이칠지 모르는 기후 재난에 대비가 필요합니다.




연합뉴스TV 김재훈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지갑을 열라고 하면 정당할까요?




산업화에 늦게 뛰어든 개발도상국들은 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이를 인정합니다.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후 석탄과 석유, 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많이 태웠습니다. 지금의 경제 발전을 이루게 한 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몇십년 전부터 산업을 키우려는 개발도상국들에 값비싼 기후변화 대응 청구서를 보내면 수긍할 수 있을까요?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이 그동안 탄소 배출을 많이 해 지구를 병들게 했으니, 치유 비용을 그만큼 많이 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보상 비용을 개발도상국들에 지불하라고 합니다. 개발도상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필요한 비용을 선진국들이 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콩고민주공화국은 최근 원시림을 밀어내고 천연가스를 개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콩고 분지의 열대우림은 브라질 아마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열대우림으로, 막대한 양의 탄소를 흡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콩고의 열대우림이 훼손되면 흙과 나무가 품고 있던 상당량의 탄소가 공기 중으로 뿜어지게 됩니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되는 셈이죠.




이에 선진국들은 콩고민주공화국을 뜯어말렸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이 굶주림을 모면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동안 탄소를 많이 뿜어내면서 경제적 번영을 이뤘던 선진국들은, 콩고민주공화국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브라질, 인도네시아, 민주콩고의 열대우림 면적은 전 세계 숲의 절반(47%)가량에 달합니다. 이들 국가는 이번 기후변화 당사국총회 기간에 전략적 동맹을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열대우림 보전의 대가로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는 '손실과 피해보상을 위한 자금조달'이 화두였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보상을 위해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은 기반시설이 부실해 기후변화로 인해 타격을 더 크게 입습니다.




올해 극심한 가뭄과 홍수로 국토가 쑥대밭이 된 파키스탄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유럽연합(EU)은 최소 10억 달러, 약1조 3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이 먼저 손을 들며 이 계획에 참여했습니다.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개도국들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야 그들이 생존을 위해 열대우림을 개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집니다.




국제적인 기후연구단체 등이 최근 공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에서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상위 60개국 중 57위로 최하위권이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4번째로 못하는 국가라는 것이죠. 정책과 실생활 등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는 상황인데요.




작게는 도심 속 가로수와 같은 탄소 흡수원을 늘리는 방안도 나옵니다.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 신선재 기자입니다.




[탄소 먹는 도심 가로수…일상 속 배출 저감 노력은 / 신선재 기자]




소음과 미세먼지 차단, 여기에 더해 탄소 저감 효과까지 뛰어난 도심 속 가로수.




배출된 만큼의 탄소를 흡수한다는 '탄소중립'에 다가설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임성은 / 서울기술연구원장>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또 배출된 것을 흡수해서, 이 두 가지 다 탄소 제로를 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나무들을 통해서 탄소를 흡수하는 그 부분을 늘려가는 부분이 가장 큽니다."




2014년부터 '3천만 그루 나무 심기'사업을 진행해온 서울시는 올해 식재를 마쳤고, 녹지와 공원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습니다.




<김민경 / 서울기술연구원 생활환경연구실장> "서울시는 녹지와 공원에 의해서 이산화탄소가 약 81만 톤이 저감되고 있습니다. 대기 탄소를 직접 흡수하여 수목 자체에 저장하는 방법과…수목에 의한 냉난방 에너지 전력 수요 감소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저감되는 효과를…"




하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심은 나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신선재 기자> 가로수는 흔한 도시 풍경의 일부이지만, 민원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또는 공사를 위해 이렇게 가지를 마구 잘라버린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잘못 잘라낸 부분이 썩어 버섯까지 자랍니다.




이렇게 병든 나무는 뿌리가 약해져 잎이 무성하게 자라지 못하고, 활발한 광합성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차도가 아닌 보도를 넓혀 나무의 생육을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진우 / 가로수시민연대 대표> "지상부와 지하에 나무가 더 잘 살 수 있게끔 도시 계획이나 도시 재정비가 이루어져야지만 실제 탄소 중립 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 가로수다운 그런 모양으로 우리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가지치기 기준 등 가로수 관리 지침을 올해 안에 마련할 방침입니다.




탄소 흡수원을 늘리는 것 외에,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 동참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가정, 상업, 교통 등 비산업부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약 40%.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최근 시민 3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른바 '쓰레기 다이어트'를 실천한 결과 생활폐기물을 약35%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춘천시가 운영한 이동식 자원순환 리필트럭 '담아가게'도 모범 사례입니다.




주민들이 빈 용기에 세제와 목욕용품 등을 무료로 담아갈 수 있어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겁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거창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자 생활하는 환경에 관심을 기울여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연합뉴스TV 신선재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작년 영국에서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공개한 영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이먼 코페의 투발루 외교부장관의 수중연설입니다. 투발루는 9개의 섬으로 된 나라입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해 9개의 섬 중 2개의 섬이 가라앉았고 2060년에는 투발루 전체가 바다에 잠긴다고 합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따르면 1970년대에 발생한 자연재해는 711건, 하지만 2000년에서 2009년대에 발생한 자연재해는 3536건으로 5배나 늘었다고 합니다. 원인은 기후변화입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서울과 중부지방에 많은 홍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또한 기후변화가 낳은 재해였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가 닥칠 때는 잠시 사회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상기해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재난재해의 기억이 희미해지면 다시 기후변화 대응은 우선순위에서 멀어집니다.




그런데 '티핑 포인트', 지구가 복원력을 잃는 전환적인 순간이 오면 재난재해는 매일 우리의 일상이 될 것입니다. 그때는 지갑에서 아무리 돈을 꺼낸다고 한들 잃어버린 환경은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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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