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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창당 바람 불지만…JP도 좌절시킨 '마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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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창당 바람 불지만…JP도 좌절시킨 '마의 3%'
  • 2020-02-16 11:15:58

[앵커]


정당 지지율만큼 비례의석을 배분한다는 취지인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자 우후죽순으로 신당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의도에 입성하려면 정당투표 득표율 3%라는 난관을 뚫어야 하는데요.


이준흠 기자가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번 총선부터 바뀌는 게 있습니다. 


여태까지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였지만, 이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는데요.


원내 진입이 좀더 수월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일면서, '역대급' 창당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제조해 남북한 힘의 균등을 유지하겠다는 핵나라당, 월 6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기본소득당, 여기에 배당금 제도를 도입하고 대통령이 전 국민의 관혼상제를 챙겨 국민 사기를 북돋겠다는 국가혁명배당금당부터,


<허경영 / 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 "국민 배당금을 150만원씩 줄 것이고, 국회의원은 150명으로 확보할 것이고…국가에 큰 고통을 주는 정당들 앞으로 바꿔야 합니다."


전 국민에게 결혼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결혼장려금 3,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정당까지 생겨났습니다.


벌써 등록 정당만 40곳에 달하고 새로 창당을 준비 중인 정당만 20곳이 넘습니다.


지난 20대 총선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이렇게 군소 정당 난립을 불러온 모양새인데요.


현재 진행형인 기존 정치 세력의 지형 변화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당장 논란의 한복판에 선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도 비례의석만 노리고 생겨난 정당입니다.


<한선교 / 미래한국당 대표>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입니다. 바로 사람을 통해서 이 나라 대한민국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정당들은 연동형 비례제의 빈틈을 파고든 '꼼수'라고 비판하면서도, 상당한 의석수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마냥 두고 볼 수만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인영 / 민주당 원내대표> "정말 코미디 같은 정치 현실에 한마디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을 잃은 안철수의 정치 재도전, 민주당에 지역구를 빼앗길 위기가 커진 '호남 3당'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간 통합 논의,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무관치 않습니다.


기존에도 3% 넘게 정당 득표를 해야 비례의석을 배분한다는 기준이 있었던 만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정당의 원내 진입이 쉬워졌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운데요.


하지만 여태까지 정당 지지율 3%로 비례의석을 1~2석 얻는데 그쳤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아래에서는 5~6석까지 노려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당 득표율 3%, 이 3%를 얻기가 만만치는 않습니다.


한국 정치사의 거목,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 역시 이 3% 탓에 고배를 들어야 했습니다.


JP로 불린 김 전 총리는 우리 정치에서 대통령만 빼고 그야말로 할 건 다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인데요.


그런 김 전 총리가 좌절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나란히 9선 의원을 지낸 김 전 총리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전인미답의 고지, 10선 의원에 도전했습니다.


자민련 비례대표 기호 1번이어서, 최소 기준인 정당 지지율 3%만 넘으면 됐습니다.


사상 첫 10선 의원 탄생은 현실화하는 듯 했습니다.


프 공천으로 노욕을 부린다는 비판 속에서도 서쪽 하늘에 저무는 해처럼 "서산을 물들이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지만,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자민련이 얻은 정당 득표율은 2.82%.


국민을 무섭게 봐야한다던 그의 어록대로, 국민은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입니다.


<김종필 / 전 국무총리>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을 호랑이로 알면 된다…국민을 맹수로 알라고, 어렵게. 그것이 맞는 말이죠."


3김 시대를 열었던 정치 거목에게도 정당 지지율 3%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습니다.


최근 총선 결과를 되짚어봐도 가히 '마의 3%'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은데요.


지난 총선의 유권자 수·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비례대표 금뱃지를 달기 위해서는 최소 유권자 70만명 이상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18대 총선에선 노회찬, 심상정 투톱이 이끌었던 정의당의 전신, 진보신당도 정당 지지율 2.94%, 근소한 차이로 결국 쓴맛을 봤습니다.


이후 19대, 20대에도 '반짝 관심'을 끈 정당은 많았지만, 실제로는 4개 정당 외 모두 3%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춘추전국시대'를 불러온 건 맞지만, 명확한 비전이나 진지한 정책 고민 없이 그저 시류를 타고 정당이 난립하기만 한다면 실제 영향력은 약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여태까지 지역 기반이 든든한 거대 양당을 빼고, 이 3% 장애물을 뛰어 넘어 국회에 입성한 정당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득권 정치세력의 벽을 넘어서는 '개혁'을 앞세운 시대정신을 정강에 담았고, 적잖은 유권자들이 그 진심을 알아봤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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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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