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2ｍ, 무게 12t' 대형 고래…제주서 국내 첫 부검
[생생 네트워크]
[앵커]
지난달 제주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대형 참고래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제주에서 진행됐습니다.
10ｍ 이상 대형 고래의 부검은 국내 최초여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백나용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천막 3동을 대형 고래 한 마리가 가득 채웠습니다.
꼬리는 미처 다 담기지 못해 천막 밖으로 삐져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연구진들이 고래 배 속에 가스를 빼면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이어 몸체를 절개하자 10센치 두께의 지방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연구진은 각 부위별로 장기를 적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척추 주변 근육과 갈비뼈를 제거합니다.
아파트 4층 높이인 길이 12.6ｍ, 무게 12t의 대형 참고래 부검이 제주에서 진행됐습니다.
부검에는 제주대와 서울대, 세계자연기금 등 고래 관련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10ｍ 이상 대형고래 부검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고래는 지난달 22일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40㎞ 해상에서 외끌이 저인망 어선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위장에서 길이 약 1ｍ의 낚싯줄 한 가닥과 손바닥만 한 그물 조각 1개만 나와 해양쓰레기가 직접적으로 사망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한 고래가 플랑크톤 등 먹이를 섭취한 흔적도 있어 굶어 죽었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영란 / 세계자연기금(WWF) 팀장> "기생충이 있는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지방에 유기오염물질이 쌓였는지도 검사할 예정이다. 결과는 한 달 이내에 나올 것 같다."
부검을 마친 고래 사체는 폐기 처분되고, 골격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표본으로 제작돼 전시됩니다.
연합뉴스 백나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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