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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향계] 누가 진정한 킹메이커? 이해찬 vs 김종인 '마지막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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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대선풍향계] 누가 진정한 킹메이커? 이해찬 vs 김종인 '마지막 승부'
  • 2021-08-30 07:47:17

[대선풍향계] 누가 진정한 킹메이커? 이해찬 vs 김종인 '마지막 승부'

[앵커]

차기 대통령 선거가 6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이른바 '킹메이커'로 불리는 두 정치 원로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인데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두 사람의 진검승부가 대선판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대선 풍향계, 이승국 기자입니다.

[기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김윤환 전 의원.

고인이 된 두 사람 이름 앞에는 '킹메이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김종필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김윤환 전 의원은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6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 여야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두 원로 정치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민주당 경선 주자 간 갈등을 중재하며 존재감이 부각됐습니다.

자진 사퇴 요구를 일축하던 황교익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해찬 전 대표의 전화를 받고 울컥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 대신 위로 드리겠다, 너그럽게 마음 풀고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해달라'는 이 전 대표의 위로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겁니다.

이 전 대표의 전화를 받은 다음 날 아침,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황교익 씨는 이 전 대표의 위로에 감사의 뜻을 다시 한번 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대선 경선 버스가 출발한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 간 갈등이 이어지는 와중에 김 전 위원장의 '역할론'이 다시 거론된 겁니다.

<김재원 / 국민의힘 최고위원(지난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당에 어른이 없구나, 조정할 분이 없구나 하는 걸 제가 최근 최고위 회의에서 너무 많이 느껴서 어른을 모셔와서 좀 앉혀놓고 호통을 좀 듣더라도 그게 훨씬 낫겠구나."

비대위원장 시절 '무릎 사과'를 한지 꼭 1년 되는 날 다시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찾은 김 전 위원장은 몸담았던 곳에서 나오면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한다며 이른바 '역할론'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권 교체를 위해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김종인 /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지난 19일)>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당이 다른 데 신경을 쓸 그런 여유가 없어요. 지금 모두가 다 단합을 해서 내년 대선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 것인가 하는 여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고…"

'정치 9단'으로도 불리는 두 사람, 개인적인 인연도 특별합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맞붙은 이후 30년 넘게 이런저런 인연이 이어졌는데, 사실 '악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좋은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야당인 평민당 후보로 나선 36살 정치 신인 이해찬 전 대표와 집권 여당의 재선 의원 48살 김종인 전 위원장이 격돌한 1988년 서울 관악을 국회의원 선거.

예상을 깨고 승자는 이해찬 전 대표였습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5년 전인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게 된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공천에서 떨어뜨렸습니다.

이해찬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하며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합니다.

<이해찬 / 당시 무소속 의원(2016년 3월)> "도덕성이나 경쟁력이나 의정활동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무적 판단이라는,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공천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김종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2016년 3월)> "(이해찬 의원 공천 배제 이유는?) 그런 이유를 나한테 물어보지 말아요. 정무적 판단을 어떻게 내가 언론에 대고 얘기를 해요. 정무적 판단은 정무적 판단으로 끝나는 거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전 대표, 결국 당선돼 그해 9월 민주당에 복당했고 2년 뒤에는 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그 사이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의지에 실망을 느꼈다며 당을 떠났고, 21대 총선 직후 선거에 참패한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돌고 돌아 집권 여당과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마주하게 된 두 사람.

<김종인 / 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지난해 6월)>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이번에 찾아오게 되니까 기분이 상당히 좀 이상한데…"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이 전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소환 가능성이 점쳐지는 건 차기 대선이 진보와 보수 양 진영간 총력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강윤 /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위기 때 이들의 존재 의의나 역할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 지점에 두 사람의 활동 공간이 생길 것이고, 두 사람의 정치력이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는 이해찬 전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마지막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박빙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대선에서 두 정치 고수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또 결국 누가 웃게 될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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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