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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대선 앞 '이대남·이대녀' 표심경쟁…젠더 갈등 부추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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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대선 앞 '이대남·이대녀' 표심경쟁…젠더 갈등 부추길라
  • 2021-05-10 09:03:17


[여의도풍향계] 대선 앞 '이대남·이대녀' 표심경쟁…젠더 갈등 부추길라




[앵커] 




최근 정치권에서 20대 청년 표심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에서 이른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하지만 여야의 '20대 구애 경쟁'이 달아오르는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승국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입니다.




20대 남성 72.5%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뽑았다고 응답했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22.2%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20대 여성 표심은 달랐습니다. 




44%가 박영선 후보를, 40.9%는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확연히 갈리는 이른바 '이대남', '이대녀' 표심은 다른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의 4월 월간 통합 자료를 보면, 20대 남성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25%, 더불어민주당 19%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20대 여성의 경우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3%로, 8%에 그친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대선을 10개월 앞두고 20대 청년 표심 공략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에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먼저 이 사안을 둘러싸고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주장부터 보겠습니다.




20대 남성들이 정부·여당의 여성 중심 정책에 돌아선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은 이 전 최고위원에 진 전 교수는 이런 시각 자체가 남성 중심적인 편견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논쟁은 국민의힘으로까지 불똥이 튀는 모습입니다.




진 전 교수가 자신의 SNS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이른바 '여성 혐오'를 용인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운 건데요.




관련 글에 거론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논의의 종착점은 청년 불공평 해소"라며 "분노를 부추기고 편 가르기 하는 방식으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내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재섭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지난 6일)> "우리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20대 여성의 생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고, 20대 남성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합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20대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공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보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은 20대 남성 표심 이탈이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이대남'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부터 청년들과의 소통을 강조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27일 연합뉴스TV 출연)> "20~30대 젊은 층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공감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민주당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최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마련한 20대 청년들과의 간담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민주당이 촛불 집회 대상이었을 것'이라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여권 대선주자들도 잇따라 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군 복무를 마친 남성들에게 사회출발자금 3천만원을 지급하자"는 제안을 했고, 앞서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남녀평등 군 복무제 도입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의 땜질처방식 표심 구애가 오히려 남성과 여성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성별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청년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강윤 /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젠더 문제를 표 머릿수로만 따져서는 결코 해법이 되지 못하고 차제에 튀어나온 모든 얘기를 정책적으로 수렴을 해서 내년 큰 선거에서 공론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정치권에 있습니다."




여야가 청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직면한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표 계산에만 급급해 설익은 공약을 남발한다면 매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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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