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지만, 재정 위기는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해외에 예치된 자산은 동결됐고, 국내 외화 보유고는 거의 없는 데다, 국제 사회 지원도 끊겼기 때문입니다.
하노이 김범수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정 위기에 처할 공산이 크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아프간 중앙은행에 따르면 해외에 90억 달러, 우리 돈 약 11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외화 보유고가 거의 없는 상태.
해외 자산 중 70억 달러는 미국 연방중앙은행에 채권, 금 등의 형태로 예치돼 있지만, 미국이 탈레반을 테러 단체로 간주하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국제통화기금, IMF도 "국제사회가 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 확실치 않다"며 금융 지원을 중단했고, 주요 아프간 지원국 중 하나인 독일도 개발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국 아프간 화폐 가치는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탈레반은 물론 아프간 시민 생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나시르 다우랏 / 아프간 시민>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후, 일일 소비재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전에 1루피였던 물품 가격이 지금은 4루피가 됐습니다."
그동안 탈레반은 자금 마련을 위해 아편을 집중적으로 재배해 해외에 판매해왔지만,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향후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프간 전역에 철, 구리, 금, 희토류 등 1조 달러 규모의 광물이 매장돼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미국의 제재 등 내외부 요인 때문에 즉시 개발하기는 어려운 상황.
따라서 탈레반이 국제 사회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노이에서 연합뉴스 김범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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