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어제(12일)저녁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했다가 사실상 번복한 일로 후폭풍이 거셉니다.
국민의힘에선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고, 민주당은 전국민 지급을 당론으로 정하며 국민의힘에 합의 이행을 압박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박초롱 기자.
[기자]
네, 국민의힘은 내부 반발로 이준석 대표가 사실상 합의를 번복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어젯밤 여야 대표 간 합의는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는 게 먼저고, 예산이 남으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자는 뜻이었다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합의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과정에서 이런 본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해라는 겁니다.
원내 지도부도 기존의 '선별지원' 입장에서 달라진 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원내대표> "전 국민 지원한다, 합의했다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기 때문에…"
<김도읍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번 추경 심사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저희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했듯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즉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핀셋 지원을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이준석 대표를 향해선 당내 비판도 거세게 일었습니다.
취임 한 달 만에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건데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은 이 대표가 "전 국민 돈 뿌리기 게임에 동조했다"며 "철학의 붕괴"라고 지적했고, 원희룡 지사도 국민을 표로 보는 여당의 의도를 비판해야지 숟가락을 얹으려 해선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앵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을 향해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민주당 지도부는 송영길-이준석 대표의 어제 합의가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준석 대표의 결단을 존중하고 뒷받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대표> "80%와 20%를 나누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불필요한 논쟁이 생깁니다."
<윤호중 / 민주당 원내대표> "이준석 대표는 100분 만에 말 뒤집는 '100분 대표', 회수를 건너면 귤 맛을 잃어버리는 '탱자 대표'가 되려는 것입니까."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도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하며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라고 지적했고, 추미애 후보는 "합의를 100분 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이냐"며 전 국민 지급을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1시간 전 끝난 최고위 회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소득 하위 80%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짜여진 2차 추경안을 대폭 손질하겠다는 겁니다.
예산은 채무 상환을 하지 않을 경우 4조5천억 원 정도가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급 시기에 대해선, 방역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밝혔습니다.
민주당이 당론을 분명히 했지만, 여야가 추경안 합의에 대한 혼선을 빚고 있어 앞으로 추경 심사는 어려움을 겪을 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당장 민주당과 정부 간 협의도 아직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 국회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홍 부총리는 "재정 운용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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