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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남긴 선물" 장기이식 미국인과의 만남

사회

연합뉴스TV "딸이 남긴 선물" 장기이식 미국인과의 만남
  • 송고시간 2020-01-20 21:39:58
"딸이 남긴 선물" 장기이식 미국인과의 만남

[뉴스리뷰]

[앵커]

18살,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고 김유나 양은 세상을 떠나기 전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유나 양에게 장기를 기증받은 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았는데요.

고마움과 위로, 그리움이 함께했던 자리였습니다.

박상률 기자입니다.

[기자]

웃음이 많았던 아이.

엄마, 아빠를 가장 잘 챙기던 맏딸.

2016년, 미국에서 공부중이던 18살 김유나 양은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습니다.

유나 양은 자신의 장기를 6명의 미국인에게 기증하게 됩니다.

<김제박 / 故 김유나 양 아버지> "오늘이 (4년 전) 사고 나서 미국으로 가는 날이었거든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자꾸 눈물이 나요. 한 생명이 생을 다해서 다른 분들을 살릴 수 있다는…유나도 이해를 하지 않을까"

미국인 킴벌리 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다 19살때 김 양의 장기를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1만km 떨어진 곳에서 감사의 편지를 주고 받던 킴벌리와 유나 양의 부모님이 처음 만나는 자리.

말로는 형언하기 힘든 감정들이 오고 갑니다.

<이선경 / 故 김유나 양 어머니> "유나가 남기고 간 선물은 대가없는 소중한 것이었고 이제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킴벌리씨 자신의 것입니다"

<킴벌리 / 장기 이식인> "드디어 유나 어머님을 만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유나게 제게 준 생명의 선물을 받고 지금은 건강해졌습니다."

뜻깊은 만남의 자리 한 켠엔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국내 뇌사 장기 기증인들의 또 다른 가족들.

현행법상 장기 기증자와 이식인은 서로 개인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유나 양 가족의 만남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합니다.

<신경숙 / 故 박준희 어머니> "준희는 21살 생일을 지난지 10일이 됐을 무렵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뇌사판정을 받아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언젠가는 이식인을 만날 수 있겠지라는 바람을 안고 살아갑니다"

장기기증자의 가족과 이식인이 국내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순간, 누구보다 하기 힘든 결정을 해야 했던 가족들은 작은 위안이라도 허락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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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