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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반도체 업계에서는 근로시간 규제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중국의 매서운 추격 속 우리 기업들은 '주 52시간'에 발목 잡혀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근로시간 규제를 풀면 연구인력 해외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먼저 산업계 목소리를 배진솔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대만의 TSMC.
10여년 전 반도체 연구개발 부서를 24시간 쉬지 않고 돌리는, 일명 '나이트 호크 프로젝트'를 선언했습니다.
2년 정도 걸리는 제품 개발부터 시제품 성능 검증과 양산까지 쉼없이 달렸습니다.
그 결과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5% 포인트까지 벌어졌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7년여 전, 주 52시간제를 모든 산업과 업종에 '일률 적용' 했습니다.
그 사이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잘하던 D램에서도 미국의 마이크론과 중국 반도체 업체로부터 바짝 추격당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나라만 근무 시간 족쇄에 묶여있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 반도체 업계 관계자> "연구개발에 몰두해야 될 시간에 52시간을 넘었는지 그 시간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연구 개발에 있어서 굉장히 비효율적인 측면이 아닌가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연구개발 종사자들에 한해서라도 근로시간과 야근, 휴일근무할 것 없이 연속적인 기술 개발을 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최근 기업 연구 부서 4곳 중 3곳이 주52시간 제도 시행 이후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 "연구개발하는 속도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중요한데, 제약을 두면 연구개발이 끊겨요. 추월당하잖아요? 다시 회복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라고 하고 그만한 보상을 충분히 갖춰야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됩니다."
일각에선 근무시간 연장, 다시 말해 부지런함이 진짜 해결책이냐고 의문을 표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특별연장근로제와 기업 내 선택근로제 등 집중 근로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오히려 주 52시간 규제를 풀면 장시간 근무로 연구 개발 인력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3개월 유연근무하는 선택 근무제라는 제도 하에서 3개월 간 몰아서 유연 근무를 할 수 있거든요. 좋은 연구 인력들이 SK, 마이크론, 중국 기업들로 이직할 가능성이 있죠. 소탐대실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함께 반도체 지원법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 반도체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배진솔입니다.
[영상취재기자 신용희, 구본은]
#반도체 #주52시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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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솔(since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