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지하철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 경전철 사업이죠.
그런데 일부 노선들은 십년 넘게 첫 삽도 못 뜨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성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경전철 노선 9개 중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느린 건 두 곳입니다.
먼저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에서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16.2㎞ 구간을 연결하는 도시철도입니다.
지난 2000년 계획이 발표된 이후 노선 조정, 민자 적격성 조사 등을 거치며 지난해 착공 계획이었습니다.
2021년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이후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아직 본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례신사선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위례신도시와 신사역 14.7㎞ 구간에 12개 역사를 짓는 경전철 사업인데, 2008년부터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공사비 증액 등을 요구하며 잇따라 사업을 포기했고, 17년가량 제자리입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자잿값, 인건비 등 비용 급증이 꼽힙니다.
실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장비 등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00에서 올해 7월 130까지 뛰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울시가 지난달 위례신사선 사업비를 2천800억 원 늘리고 새 사업자 찾기에 나섰지만 신청서를 낸 곳은 없었습니다.
<건설사 관계자> "(서울시가 보전해주는) 물가 인상은 소비자물가지수로 인정해주거든요./건설공사비지수가 20~30% 올랐는데, 소비자물가지수는 10% (정도 올랐으니) 그 갭이 큰 거죠."
오세훈 서울시장은 위례신사선 유찰 책임이 기재부에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 시장은 SNS에 올린 글에서 유찰의 핵심 원인은 기획재정부가 총사업비를 정하면서 현장 목소리를 도외시한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사업비를 증액해 경전철을 건설하더라도 현재 운행 중인 2개 노선과 달리 막대한 운영 적자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ssh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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