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국회의원이 받는 연봉, 이를 세비라고 부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준다는 뜻이겠죠. 의원 세비를 둘러싼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많다', '적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원이 받는 급여와 특권 만큼,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국회와 지방의회의 세비 수준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그리고 해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소재형 기자가 세비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국회의원 세비 뭐길래…"삭감" vs "충분해야" / 소재형 기자]
[기자]
올해 국회의원이 연간으로 받는 수당, 그러니까 세비는 1억 5,700만원입니다. 한 달로 따지면 1,308만원에 달합니다.
연봉 기준으로 봤을때 2023년보다 1.7% 올랐습니다.
얼마 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세비를 국민 중위소득 수준으로 맞추자고 제안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인 가구 중위소득은 540만1천원,,,세비를 절반 이상 깎자는 겁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고 단순한 고위공직자가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임무와 영예에 걸맞는 세비가 지급돼야 한다고"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지난해 국회의원 세비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자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정치 불신이 강해지는 가운데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세비만 받아간다는 비판 여론 속에 제기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세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
미국 연방의원의 연봉은 17만4천달러, 우리돈 약 2억3천여만원, 영국 하원의원은 1억4천여만원, 독일 하원의원은 1억8천여만원, 일본 중의원은 약 2억원 수준입니다.
선진국들을 따져볼 때 이처럼 한국보다 세비가 많은 나라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각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과 비교해볼 때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세비는 1인당 국민총소득의 3.6배 수준으로, 약 2.3배인 미국, 2.6배인 독일 등 다른 나라들보다 비교적 높은 게 현실입니다.
스웨덴 국회의원 연봉은 한국 돈으로 1억원 정도인데, 사회적으로 중상위권 수준이지만 24시간 근무를 전제로 합니다.
<신율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이나 영국 수준으로 절반 가량 깎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절감이 1년에 400~500억 될 수 있죠.
예를 들면 그 돈을 경찰이나 소방 공무원의 안전장비를 매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다만, 한편에선 국회의원은 입법과 정부 감독, 예산 심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만큼, 충분한 세비를 지급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이달 초 국회 입법조사처도 "의원 급여를 삭감하면 국회개혁이 용이해 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데는 충분한 수준의 급여가 필요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의원들이 받는 세비만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제도 정치권에서의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세비 #국회의원 #정치혐오
[이광빈 기자]
의정활동을 위해 지급되는 국회의원 세비 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국민들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계실텐데요. 다만 규모와 인상율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강합니다. 국회의원 세비 인상이 적절한지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김유아 기자입니다.
["일 잘한다면 누가 뭐래"…세비 인상 거부감 '여전' / 김유아 기자]
[기자]
시민들이 현재 세비 액수와 인상에 대해 느끼는 거부감은 여전합니다.
서민 지갑은 얇아지는데, 이들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은 정작 고통을 분담하지 않느냐는 게 첫번쨉니다.
<송해용 / 경기 남양주>
"지금 나라 경제도 굉장히 힘들고 어렵고, 이럴 때 세비를 올린다 하면 안 좋을 것 같아요.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지 1.7% 세비 올려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된다고…."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그만큼의 일을 하느냐는 겁니다.
각종 불법행위로 수사를 받는 건 차치하더라도 법안 발의 건수와 통과율, 상임위 출석률과 본회의 재석률 등 기본적인 사항만 봐도 자격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상원 / 서울시 중구>
"연봉을 삭감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찬성하는…의정활동을 많이 안 한다고 국민들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을 덜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받는다는 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국회의원이 민생보다 재선을 우선시한다는 인식 때문에 불신이 커진 것인데, 이런 여론은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통계청 가장 최신 자료인 '2022년 한국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4.1%, 정부 기관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여론 속에, 각종 수당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장기표 /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입법활동비가 연간 2,540만원이거든요. 근데 국회의원 활동이 다 입법활동이지, 이걸 별도로 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지출이 있으면) 국회사무처에 신청해서 쓰면 되는데 미리 왜 주느냐 이거야."
수당 항목이 늘어나면 세비 인상으로 직결되는 만큼, 항목 자체를 간소화하고 국민들도 쉽게 알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선거철이면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국회의원 세비 삭감'.
하지만 한 번도 실현된 적은 없습니다.
선심 쓰듯 삭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포퓰리즘 아니냐는 비판이 따라옵니다.
4월 총선 이후 새롭게 구성될 국회는 이전과 달리 제 밥그릇 챙기기보다 민생을 우선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유아입니다.
#국회의원 #세비인상 #정치인
[진행자 코너]
독일의 의원 특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독일에선 1919년 제정된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이 현대 민주주의 헌법의 효시인데요. 1948년 공포된 우리나라 헌법의 근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독일의 민주주의 역사가 깊은데요.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경제 구조가 비슷합니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이뤘듯이 독일은 이보다 앞서 라인강의 기적으로 전후 폐허를 지워버렸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분단을 경험한 데다 1990년엔 통일까지 달성했다는 점에서 독일의 의원 특권 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국회 격인 독일 연방의회 의원들은 지난해 7월 1일 기준으로 월 급여 1만591유로를 받습니다. 연간으론 한화 1억8천만원 정도인데요. 독일은 우리나라의 헌법 격인 기본법에서 연방의원이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합니다.
연방의원 급여는 연방대법원 판사와 같습니다. 보수는 명목 임금지수를 바탕으로 결정됩니다.
연방의원 특권은 급여 외에도 보좌진 고용비, 열차 일등석 탑승권, 항공권, 사무기기 구입비, 차량 구입비 등 의정 활동 경비를 지원받습니다. 총 6억원대에 이르는데요. 연방의원 급여는 한국과 독일 간 1인당 GDP를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보좌진 숫자 등 여러 특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겸직의 경우도 독일 연방의원들은 우리나라 의원들보다 조금 더 자유롭게 이뤄지는 경향인데요. 직무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활동과 수입의 경우 연방의회 의장에게 보고해 공표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 변호사 사무실에서 상담 일을 하는 등의 겸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독일 연방의원은 한국과 독일 간 인구수를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의원 특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사회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우리나라보다 정치에 대한 불신, 의원 역할에 대한 불신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군소정당 난립을 견제할 수 있는 다당제와 내각제 연립정부 시스템 속에서 독일은 경제 발전과 분단 상황 관리를 해 온 데다, 통일 후유증을 극복해 나가고 난민의 사회통합 문제에서도 유럽 국가 중 선도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여기에는 협상과 타협의 정치, 비판은 하되 비난은 자제하는 정치 문화, 이를 뒷받침하는 시민사회의 발전이 깔려 있는데요. 우리는 정치인과 정치문화가 왜 이렇게 불신을 자초하게 됐는지, 왜 의원들에게 주는 세비가 아깝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지, 사회적으로 뒤돌아봐야겠습니다.
[이광빈 기자]
이번엔 지방의회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연말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되자 전국 각 기초·광역의회가 기다렸다는 듯이 의정활동비 한도를 최고로 올리고 있습니다. 지방재정을 감안하면 활동비 인상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습니다. 엄승현 기자입니다.
[국회의원도 올리는데…지방의회도 의정활동비 최대 '인상' / 엄승현 기자]
[기자]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구성됩니다.
기본급에 해당하는 월정수당의 경우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적용해 매년 인상해 왔습니다.
반면 의정자료 수집 등 보조활동에 사용되는 의정활동비는 지난 2003년 광역의원 월 150만 원, 기초의원 월 110만 원으로 책정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의정활동비 한도가 광역의회는 최대 50만 원, 기초의회는 최대 40만 원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전국 각 기초·광역의회가 연초부터 경쟁적으로 의정활동비를 인상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의정활동비 한도를 최대로 올리기로 하고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인상 폭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만약 이 안이 확정되면 도의원들은 기존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약 33%가 인상된 의정활동비를 받게 됩니다."
서울시의회도 지난 20일 의정활동비를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하는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경기를 비롯해 강원·전북·경북·대구·울산의 지자체 역시 의정활동비를 법정 최고액 수준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정활동비 인상에 찬성하는 측은 충실한 의정활동과 유능한 인재의 지방의회 진출 유도, 물가상승률 등을 이유로 꼽습니다.
<유영현 / 군산대교수(지난 16일 전북도의회 의정활동비 공청회)>
"기름값도 20년 전에 비해서 상당히 많이 올라 있고 또 차량 유지비도 많이 들어가고 보험료도 부담되고…지금 물가가 그렇게 올랐는데"
<이영식 / 전 부안군의원(지난 8일 부안군 의정활동비 공청회)>
"의원들에게도 적절한 대우를 해 줘야 우리 군민이 행정으로부터 대우를 받는 것입니다."
비판 의견과 경계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명대 / 전 경기도교육위원회 자문위원(지난달 29일 경기도의회 의정활동비 공청회)>
"현재 의원님들은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으면서 겸직까지도 가능한데 무엇이 그리 부족해서…"
<신인철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부위원장>
"이번 최대 상승 폭의 의정활동비 인상안은 엄혹한 지역 경제 상황을 대변하지 못한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기 충분합니다."
지방의원들의 각종 이탈과 비위가 끊이질 않은 가운데 지방의회의 투명성과 신뢰도 제고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의정활동비 '셀프 인상'에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엄승현입니다.
#의정활동비 #최대_인상 #지역경제
[클로징 : 이광빈 기자]
국민들의 국회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 수준을 앞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이라고 하는 지방의회의 모습은 어떨까요? /올 초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92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종합청렴도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총점은 68.5점으로 다른 행정기관과 공직유관단체의 80.5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 중 지자체 공직자와 산하기관 임직원, 의회 사무처 직원 등이 의정활동과 관련해 경험한 '부패 경험률'은 15%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중앙행정기관과 시도교육청 등의 '부패 경험률'과 비교해봐도 압도적인 수치입니다.특히 권한을 넘어선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와 계약업체 선정 시 부당한 관여가 지적받았습니다.
중앙 정치, 지방 정치 할 것 없이 모두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대의제는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고 조율해가는 대의제가 흔들리면 사회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총선 #국회의원 #세비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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