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전에 한국에서 터키탕이라고 하면 퇴폐업소가 연상되곤 했죠.
실제 터키탕은 퇴폐와는 거리가 먼 터키의 유서깊은 전통문화인데요.
그 본고장에서 세워진 지 800년이나 되는 터키탕 건물 구출작전이 벌어졌습니다.
이스탄불에서 하채림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정사각형에 가까운 오래된 건축물이 특수수송장치에 실려 서서히 움직입니다.
고대 신전이나 초기 교회 건물 같기도 합니다.
이 유적은 터키 남동부 바트만주 티그리스강 유역의 하산케이프 지역에 보존된 터키탕, 즉 하맘입니다.
건설 시기는 아르투크 왕조가 현재의 터키 남동부를 지배한 13세기 무렵, 지금으로부터 800년전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 오전 터키 당국은 하산케이프 하맘 건물 전체를 들어내 약 3㎞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였습니다.
정부가 이 일대에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하산케이프 유적터 일부는 수몰될 예정입니다.
당국은 하맘을 비롯해 주요한 건축물 유적을 통째로 뜯어내 주변 지역으로 이전해 보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맘을 안전하게 옮기느라 불과 3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데 여섯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작년 5월에 15세기 튀르크족 왕 '제이넬'의 묘가 가장 먼저 옮겨졌고, 이번에 하맘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하산케이프에는 이밖에도 기원전 9천500년 무렵에 형성된 주거지 유적을 비롯해 비잔틴 제국과 이슬람 왕국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기에 걸쳐 다양한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터키 당국은 앞으로도 6개 유적을 더 옮길 예정입니다.
이스탄불에서 연합뉴스 하채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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