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나가사키현 작은 섬의 시골 사찰에 억울하게 숨진 강제징용자들의 유골이 안치됐습니다.
해방 직후 귀국선을 탔으나 풍랑을 맞아 숨진 사람들의 유골이 일본 곳곳을 전전하다 이 곳까지 온 것입니다.
김병규 특파원이 나가사키현 이키섬에서 열린 추도식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해방 직후인 1945년 가을.
강제징용자 등 조선인들이 귀국선을 탔지만, 배가 난파되며 결국 해방된 조국의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태풍에 난파된 이들은 시체가 돼 해안에 흘러들어왔고, 양심있는 일본인들이 수습했지만 이후 일본 곳곳의 사찰을 전전하다 일본 정부의 창고 시설에까지 갔습니다.
지난달 31일 일본 나가사키현 이키섬의 덴코쿠지에서는 조선인 유골 131위에 대한 안치식이 열렸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시민단체들과 종교인들이 이렇게 전전하던 유골들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것입니다.
<니시타니 도쿠도 / 덴코쿠지 주지> "73년간 계속 떠돌아다녔던 유골들은 이제 귀국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하루라도 빠른 귀향을 일본과 한국의 정부에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안식처는 바로 유골이 수습됐던 곳으로 고국에서 불과 100㎞ 떨어진 곳입니다.
해방 후 73년을 돌아다니던 유골들이 다시 고향 땅 가까이로 돌아온 겁니다.
귀국선이 침몰하며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유골들은 일본 곳곳을 전전하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한을 간직한 채 다시 이곳 이키섬에 새 안식처를 찾았습니다.
이들이 아직 고향땅을 밟지 못한 것은 일본 뿐 아니라 우리 정부가 그간 유골 봉환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덴코쿠지에 안치된 유골들처럼 일본 사찰 등에 보관된 조선인 유골은 2천770위에 달합니다.
일제 말 격전이 치러졌던 일본 남부 오키나와(沖繩)를 비롯해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 등에는 아예 발굴도 안된 조선인 군인·군속의 유골이 최소 2만2천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팀장> "하루빨리 이분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첫번째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 한국 정부도 나서서 이 분들이 빨리 유해라도 고국으로 모실 수 있도록 나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나가사키현 이키섬에서 연합뉴스 김병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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